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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좋은집/자연의향기14

달래양념간장을 위한 시 한 편 봄의 도래와 함께 들녘에 돋아나는 달래를 소재로, 자연과 삶의 연결성을 조명한 음식이 무얼까 생각합니다. 겨울을 견디고 땅을 뚫고 올라온 달래는 마치 묵은 세월을 씻어내려는 듯하며, 그 모습은 질곡의 세월을 지나온 인간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달래의 알뿌리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하며, 실뿌리는 인내하며 버텨온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를 요리하기 위해 칼날을 들이대야 하는 순간, 저는 미안한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거쳐 마침내 달래는 밥 위에서 봄을 알리는 꽃불로 피어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순환을 보여주는 하나의 요리가 됩니다. 달래양념간장을 위하여   경칩을 넘어선 들녘은 살결처럼 부드럽고속살 헤집고 붉게 돋아난 달래는 봄볕을 머금었네포실한 흙 헤집어 드러.. 2025. 3. 12.
백종원, K-Food의 과대 포장된 신화 백종원, K-Food의 과대 포장된 신화?K-Food를 대표하는 듯한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 요즘은 백종원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방송뿐만 아니라 요식업 시장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사실 저는 백종원이란 인물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비법”이라며 소개했던 조리법이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밥을 해 먹어야 했던 저는 가난한 형편 속에서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를 활용해 된장찌개를 끓이곤 했습니다.특히 오색약수터 인근 식당 몇 곳에서는 40년 이상 된장찌개를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된장의 깊은 맛을 내기 위.. 2025. 3. 12.
냉이 한 줌으로 시작하는 봄 며칠 만에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따스한 봄볕이 살갗을 스치고, 공기 속엔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포근합니다. 겨울의 마지막 자락을 움켜쥐던 차가운 바람도 한결 가벼워지고, 양양의 하늘은 맑고 투명했습니다.자전거를 타고 거마천로를 달리며 바라본 설악산의 줄기엔 여전히 눈이 덮여 있었습니다. 화채봉이며 관모봉, 대청봉 할 것 없이 하얀 빛이 찬란하게 반짝였습니다. 그러나 산 아래 양양의 땅은 달랐습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햇살이 내려앉은 들녘엔 봄의 기운이 완연했습니다.페달을 밟으며 길을 따라 달리다가 문득 멈춰 섰습니다. 밭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 거뭇하게 보여, 자전거를 길가에 세우고 막 초록의 잎을 지면에 덮기 시작한 보리밭을 지나 걸어 들어갔습니.. 2025. 3. 11.
저는 최소한 이런 상사였어요. 크로와상과 봄나물, 상큼한 드레싱으로 더 맛있게!   1994년, 성산동 리치몬드제과점 건너편 성미산에 위치한 작은 집에서 살던 시절, 아침이면 매일처럼 걸어서 청기와주유소 뒤에 있는 서교동의 ‘김민지웨딩컬렉션’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퇴근 후, 저녁 약속이 없거나 술 한잔의 여유가 없을 때는, 늘 집으로 돌아가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출근길, 리치몬드제과점에서 풍겨오는 갓 구운 빵의 향기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했습니다. 5월 어느 날 철쭉제가 열린다는 현수막을 본 기억이 있으니 소백산을 다녀온 17일 월요일이겠는데, 그날은 조금 일찍 출근을 하게 되어 리치몬드제과점에 들러 크로와상을 사 들고 나왔습니다. 바람에 .. 2025. 3. 1.
정성을 담아 조리된 음식 ‘양양 소락’ 그저 혼자 가끔 들려 쏠쏠하게 맛과 정을 느끼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염치를 아는 동물인지라 한 번 정도는 여럿의 입에 오르내려도 좋은 음식점 한곳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양양의 작은 포구인 수산항에 ‘수산회집이란 물회를 전문으로 하는 회집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포털 다음(daum)에서 “다음 지역정보 서비스 ‘시티N’”을 론칭하며 선발한 리포터로 활동할 때였습니다.   겨울이면 수산항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딱 여름 한 철 근처 오산해변이나 동호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을 상태로 잠깐 성수기를 맞을 뿐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한산한 작은 포구였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손님이라곤 한 팀도 없었고, 주인 혼자 주방으로 연결된 온돌이 깔린 가게에 앉아 TV를 보.. 2025. 2. 25.
음식관련 한자와 명언… 달래양념간장 📚 요리 관련 한자 및 사자성어 정리1️⃣ 요리 관련 한자어한자의미料理 (요리)여러 조리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듦. 또는 그 음식.飮食 (음식)음료와膳 (선)상차림饌 (찬)반찬珍味 (진미)진귀한 맛2️⃣ 요리 관련 사자성어 🍽️ 맛과 음식의 풍성함을 표현하는 사자성어山海珍味 (산해진미)산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진귀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膏粱珍味 (고량진미)기름진 고기와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珍味佳肴 (진미가효)진귀한 맛과 좋은 안주를 뜻하는 표현.百味飮食 (백미음식)여러 가지 좋은 맛으로 만든 음식 또는 다양한 음식.龍味鳳湯 (용미봉탕)용과 봉황으로 만든 음식이라는 뜻으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음식.海陸珍味 (해륙진미)바다와 육지에서 얻은 진귀한 재료로 만든 훌륭한 음식.滿席佳肴 (.. 2025.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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