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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양념간장을 위한 시 한 편 봄의 도래와 함께 들녘에 돋아나는 달래를 소재로, 자연과 삶의 연결성을 조명한 음식이 무얼까 생각합니다. 겨울을 견디고 땅을 뚫고 올라온 달래는 마치 묵은 세월을 씻어내려는 듯하며, 그 모습은 질곡의 세월을 지나온 인간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달래의 알뿌리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하며, 실뿌리는 인내하며 버텨온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를 요리하기 위해 칼날을 들이대야 하는 순간, 저는 미안한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거쳐 마침내 달래는 밥 위에서 봄을 알리는 꽃불로 피어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순환을 보여주는 하나의 요리가 됩니다. 달래양념간장을 위하여   경칩을 넘어선 들녘은 살결처럼 부드럽고속살 헤집고 붉게 돋아난 달래는 봄볕을 머금었네포실한 흙 헤집어 드러.. 2025. 3. 12.
백종원, K-Food의 과대 포장된 신화 백종원, K-Food의 과대 포장된 신화?K-Food를 대표하는 듯한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 요즘은 백종원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방송뿐만 아니라 요식업 시장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사실 저는 백종원이란 인물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비법”이라며 소개했던 조리법이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밥을 해 먹어야 했던 저는 가난한 형편 속에서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를 활용해 된장찌개를 끓이곤 했습니다.특히 오색약수터 인근 식당 몇 곳에서는 40년 이상 된장찌개를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된장의 깊은 맛을 내기 위.. 2025. 3. 12.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페이스북에 정말 다양한 이들이 활동합니다. 제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제게 먼저 손을 내미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엔 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방법으로 프로필부터 살펴봅니다.   1.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사진을 프로필로 사용하는가.2. 게시물은 직접 쓰며 다른 분들과 소통을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반드시 확인한 다음 친구를 수락합니다. 마찬가지로 저 또한 최선을 다해 진실로 저의 본모습을 꾸미지 않고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최근 많은 이들을 정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이들이나 저와 소통의 흔적이 전무한 이들에 대해서입니다. 이들이 저보다 어리석다거나 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제가 본받고 배울 장.. 2025. 3. 12.
안병하 경무관, 국민을 위한 경찰의 표상 제가 안병하 경무관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0년대 초였습니다.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 과정을 조사하며 관련 자료를 찾던 중, 당시 전남도경국장을 지낸 그에 대한 기록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가 강원도 양양군 출신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양양에서 안병하 경무관에 대해 아는 이들이 있는지 찾았지만 기억하는 분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1950년대 이미 양양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여서일 겁니다. 이에 2014년부터 다른 방법으로 그의 행적을 찾기로 했습니다. 당시 경찰 간부 출신으로 오색1리의 이장을 맡은 임승엽 씨에게 술자리에서 물어보았습니다.   “형님, 청와대도 근무하시고 종암경찰서와 강남 등 오랫동안 경찰에 몸을 담으셨는데 저는 1990년대 초반 종암경찰서 .. 2025. 3. 11.
냉이 한 줌으로 시작하는 봄 며칠 만에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따스한 봄볕이 살갗을 스치고, 공기 속엔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포근합니다. 겨울의 마지막 자락을 움켜쥐던 차가운 바람도 한결 가벼워지고, 양양의 하늘은 맑고 투명했습니다.자전거를 타고 거마천로를 달리며 바라본 설악산의 줄기엔 여전히 눈이 덮여 있었습니다. 화채봉이며 관모봉, 대청봉 할 것 없이 하얀 빛이 찬란하게 반짝였습니다. 그러나 산 아래 양양의 땅은 달랐습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햇살이 내려앉은 들녘엔 봄의 기운이 완연했습니다.페달을 밟으며 길을 따라 달리다가 문득 멈춰 섰습니다. 밭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 거뭇하게 보여, 자전거를 길가에 세우고 막 초록의 잎을 지면에 덮기 시작한 보리밭을 지나 걸어 들어갔습니.. 2025. 3. 11.
흩어지고 부서지는 것을 보느니 제가 머물렀던 광화문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외칩니다. “함께”라는 말이 공기를 가르고, 한목소리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퍼집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가슴이 하나처럼 뛰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듯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서서히 저마다의 깃발을 들기 시작합니다.   “이 길이 맞다.”“아니야, 저쪽이 더 바람직하지.” 목적은 같다고 했지만, 방향을 두고 입씨름이 시작됩니다. 말 잘한다는 자들은 저마다의 논리를 앞세워, 자신이 지지하는 한 사람을 반드시 세우려 합니다. 이견은 틀린 것으로 규정되고, 대립은 배제의 이유가 됩니다. 함께 싸워야 할 적이 있음에도, 먼저 손을 뻗어야 할 이는 가까운 곳에 있는 동지가 아닌, 상대를 짓누르려는 손짓이 됩니다.이런 현상은 SNS에서 더욱 분명하게.. 2025.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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