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어디든 오랜 역사를 지닌 고장이라면 어디서든 송덕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양양군에서는 군청 옆 현산공원에서 송덕비를 볼 수 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런 송덕비는 두고두고 치적을 후세에 밝히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조정으로 불려 올라가든, 다른 고장으로 자리를 옮기든, 이러한 비석들은 당사자가 떠나기도 전에 본인의 요구나 아첨하는 무리들이 나서서 관민의 고혈을 짜내어 세웠다고 봅니다. 석비로 세우면 훗날 성난 민중에 의해 훼손될까 우려해 아예 철비로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예는 함양 상림공원에 들렸을 때 만난 조병갑 공덕비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군수 조후병갑 청덕 선정비’ “조선말 조병갑 군수는 유민을 편하게 하고 봉급을 털어 관청을 고치고 세금을 감해주며 마음이 곧고 정사에 엄했기에 그 사심 없는 선정을 기리어 고종 24년(1887) 비를 세웠다.”
과연 비의 내용처럼 그랬을까요? 조병갑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게 만든 고부군수로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수탈이 심했으면 농민들이 일시에 들고 일어났을까요.
이렇게 경을 칠 노릇은 지금도 벌어집니다. 윤석열 정권에 의해서도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위로는 고위 공직자부터 시작해, 이유야 어쨌든 아예 대놓고 사람의 목숨을 놓고 흥정하는 의사와 전공의, 학부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로지 돈에 눈 먼 그들은 국민을 상대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둘러서 줄 것을 요구하며 마땅히 지켜야 할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지난 코로나 시국에서도 그런 행동을 했으나, 구제를 받았던 전례가 있기에 당연히 자신들의 미래에 아무 지장이 없으리라는 얄팍한 속셈입니다. 이들 모두 그대로 더 이상 의료업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일벌백계로 엄중히 처분해야 다시는 목적을 위해 국민을 기망하는 짓을 누구도 못하도록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의료업계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이 요원하다는 사실을 아는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주장을 끝가지 관철시키려 할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국가가 아닌 이곳 양양군에서도 지금 벌어졌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산공원의 송덕비처럼 탐욕에 눈 먼 자들에게까지 억지로 고혈을 짜 칭송을 할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이곳 양양군은 김진하 양양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박봉균 군의원이 <김진하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 방송연설>을 사전 녹화로 KBS는 17일 오후 2시10분과 MBC는17일 오후 5시10분에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박봉균 군의원의 방송연설문을 보시겠습니다.
존경하는 양양군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양양군의회 박봉균의원입니다.
지금 양양군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성비위 뇌물수수 부정청탁금지법위반의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양양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양양군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김진하 군수의 주민소환 투표운동이 진행중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망신을 당하게 만들어 놓고도 정작 본인은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군수가 오히려 군민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사비리와 수의계약특혜 의혹까지 불거져서 시민사회단체가 고발하기도 하였습니다.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특정인에게만 개발정보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투기를 도왔다는 의혹도 새롭게 제보되고 있습니다. 성추행 범죄혐의 뿐만 아니라 이런 총체적인 비리의혹의 중심에 김진하 군수가 있는 것 입니다.
양양군민 여러분, 이런 여러 가지 비리의혹의 중심에 있는 군수가 구속이 되어서도 끝까지 군수직을 지키고 있습니다. 군민 여러분께는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군수에게 충성을 다하는 패거리중 일부 몹쓸자들이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며 군수를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오히려 성폭행을 당했다고 제보한 여성 민원인을 꽃뱀이라고 매도하였습니다. 이는 2차 가해이자,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양양군민 여러분, 이번 주민소환투표에는 비용도 거의 6억원이나 들어갑니다. 전액 양양군비입니다. 피같은 여러분의 세금으로 치루는 것입니다. 6억이면 양양군 12000가구에 5만원씩 나눠 줄 수도 있는 금액이고, 양양군 청소년 1000명에게 매달 5만원씩 1년동안 장학금으로 지급 할 수도 있는 금액입니다. 6억은 일반 서민이 매달 100만원씩 모아도 50년을 모아야 하는 큰 금액입니다. 지금이라도 군수가 사퇴하면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끝까지 주민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3선까지 시켜준 군민들을 대하는 태도가 해볼테면 해보자는 식입니다.
존경하는 양양군민 여러분 혹시라도 주민소환을 반대한다고 해서 구속된 군수가 당장 풀려나는 것도 아닙니다. 비리혐의로 구속된 군수 하나 살리자고 양양군이 이대로 주저앉는 선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양양군의 명예를 회복하는 선택을 할 것인지는 자명한 일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돈 6억을 들여서 주민소환투표를 하는데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반대를 하던 찬성을 하던 나의 소중한 한 표입니다. 누가 나에게 나의 권리를 제한하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반대를 해도 내가 하는 것이고 찬성을 해도 내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상한 사람들의 주장은 그 동안 김진하 군수가 잘한 부분도 있으니 용서하자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되거니와 도대체 뭘 잘했다는 것입니까.
존경하는 양양군민 여러분, 나라가 어려울 땐 국민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양양이 어려울 땐 우리 양양군민이 직접 나서 주셨습니다. 도농통합을 반대했고, 핵폐기장 설치를 막아냈습니다. 케이블카사업과 플라이강원을 유치하는 등 군민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고생한 군민들은 늘 뒷전이고 공은 자기들끼리만 나누었습니다. 민간기업 플라이강원에 20억을 부당지원해서 죄 없는 공무원들만 조사받게 만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며칠 전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케이블카사업 유치시켜 놨더니 정작 이 사업에 국비는 한 푼도 없습니다. 결국 이 사업은, 이 사업을 유치해 주신 군민 여러분을 위해서 써야 할 예산을 줄여서 하자는 것 아닙니까.
남대천 르네상스 사업도 그렇습니다. 사업비가 1000억이 넘게 들어갔는데 그렇게 강바닥에 1000억씩 쏟아 부을 거면 누군들 못 하겠습니까. 징검다리… 보 세 개 만들고, 포석정 같은 샛강 만들면서 그 많은 돌들, 누구 돌 다 팔아줬습니까?
아직도 군수를 비호하는 사람들,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사람들, 그 동안 김진하 군수가 잘한 것이 있다면 이런 사람들에게만 잘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군수에게 특별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의 투표하지 말라는 말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군수에게 빌붙어서 아직도 더 해먹을게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말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제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김진하군수 개인이 미워서가 아닙니다. 군수 임기는 이제 길어야 1년 5개월 남았습니다. 김진하 군수도 1년 5개월 남은 권력에 무슨 미련이 남아 있겠습니까.
제가 이 자리에 나온 진짜 이유는 아직도 김진하 군수에게 사퇴를 거부하게 하고, 이로서 얻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과 경제적 이득만 계산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군수의 비리의혹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군수의 권한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 버리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양양을 망치고 있습니다. 떳떳하게 투표해서 결과로 겨룰 일인데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들이고, 이들이 곧 범인입니다. 이 사람들이 군수를 도와주는 척 하면서 결국은 자신들 잇속만 챙기려는 범인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결국 군수를 망치고 양양을 망쳐 왔습니다.
저는 지난 6년간 군의원으로서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이런 사실들을 군민 여러분께 알려야 마땅하다는 의무감으로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것 입니다. 그 동안의 잘못을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양양군이 어떤 곳 입니까. 양양군은 3.1 독립만세운동 이후 의기와 절개의 고장으로 상징되었고, 우리 후손들은 그 자부심으로 양양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양양군이 하루 아침에 전국적인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번 김진하 군수의 행위는 군민을 배신한 행위입니다. 주민소환을 통해서라도 김진하 군수를 해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때그때 시류에 따라 이해득실만을 좇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공동체의 내일을 걱정하면서 책임있게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그 결과에 따라 양양군이 전국적인 비웃음거리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 번 3.1운동을 주도했던 의기와 절개의 고장으로 명예를 회복할 것인지의 선택인 것입니다. 당장 올 여름 양양군을 찾는 관광객들의 숫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민 소환투표는 양양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한 번에 걷어 낼 기회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존경하는 군민여러분, 저라고 왜 김진하군수에 대한 한 인간으로서의 연민이 없겠습니까. 한 때 잘 해결되기를 바라기도 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양양군의 미래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인 연민과 양양군의 미래를 바꿀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공무원들조차도 성명서를 통해 군수의 사퇴를 촉구 했습니다.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한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100명이 넘는 수임인들이 4800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군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것입니다. 이제는 군민 여러분이 직접 나서 주셔야 합니다. 양양이 어려울 때 늘 그래왔듯이 군민 여러분이 바로잡아 주셔야 합니다.
2윌 26일 양양군민의 선택에 많은 국민들과 언론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반드시 투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양군의회는 7명의 군의원이 있습니다. 비율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야 발전적인 정책들이 수립되고, 군수도 군의회 눈치를 살피게 됩니다. 최소한 4:3은 되어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양양군의회는 단 한 명만 정당이 다릅니다. 바로 이 <김진하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 방송연설>을 한 박봉균 군의원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입니다. 나머지 6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아무리 이런 구조라 하더라도 군수 한 사람으로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는 상태에서라면 몇 명은 박봉균 의원과 뜻을 함께 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김진하 군수에게 사퇴를 거부하게 하고, 이로서 얻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과 경제적 이득만 계산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군수의 비리의혹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군수의 권한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 버리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양양을 망치고 있습니다. 떳떳하게 투표해서 결과로 겨룰 일인데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들이고, 이들이 곧 범인입니다. 이 사람들이 군수를 도와주는 척 하면서 결국은 자신들 잇속만 챙기려는”에 묵인한다면 이는 공범이 됩니다.
이번 달 21일과 22일은 주민소환 사전투표일이며, 26일은 본 투표를 하는 날입니다. 양양군의원 모두가 한 목소리로 양양군의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요? 이번 김진하 양양군수 주민소환투표에 임하는 그들의 행동과 자세를 보고, 저는 향후 그들에 대해 합당한 판단을 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겠습니다.
'시사포커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양군수 주민소환제 본격적으로 시작! (2) | 2025.02.21 |
---|---|
양양 홍보만 했는데 욕을 했다 하니… (0) | 2025.02.18 |
김하늘 양의 아버지 인터뷰 전문 (0) | 2025.02.13 |
한 소녀의 안타까운 사고에 부모 직업은 왜? (0) | 2025.02.13 |
대전 김하늘 양의 사건과 우리의 교육현장 (0) | 2025.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