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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좋은집/자연의향기

까다로운 입맛도 만족한 사골곰탕

by 한사정덕수 202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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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혜의 맑은 물과 자연환경, 향 좋은 산나물이 있는 설악산을 곁에 둔 삶은 행복합니다.

 

제가 메밀막국수에 대한 글을 쓰다 다른 이들은 메밀막국수에 김을 잘게 찢은 김 부스러기를 넣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또 다른 의문이 설렁탕에 깍두기국물을 넣고 날달걀을 하나 깨트려 넣어서 먹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도 왜 그렇게 먹는지 동시에 질문을 했습니다. 거기에 몇 분이 대답을 주셨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들입니다.

 

“김가루 쓰는 건 고명이나 양념 만들기 귀찮은 데서 연유한 게 아닐까 하고, 설렁탕에 달걀이 들어가는 줄은 몰랐습니다. 설렁탕에 깍두기 넣는 것 슴슴한 고기국물 맛을 보완하려는 게 아닐지요.”

 

“막국수에 넣은 김가루 때문에 막국수의 맛을 잃어버립니다. 또한 설렁탕에는 저의 경우에는 너무 뜨거워서 식힐 겸 해서 깍뚜기 국물을 넣기는 합니다.”

 

“깍두기국물은 고추양념 겸 넣습니다. 고춧가루보다 맛나요.”

 

“깍두기 국물은 개운한맛? 김가루는 감칠맛?”

 

“설렁탕에 깍두기 국물을 넣는 이유는 국물이 느끼해서입니다.”

 

“국밥을 김을 싸먹을 수 없으니 김가루를 국에 넣는 거죠~^^”

 

이 대답들까지 모두 쓰던 글에 넣고 쓴 글이 수육은 어디 가고, 막국수에 김가루는 왜?’입니다. 제가 질문을 했던 이유는 각각의 개인적 기호일 수는 있겠으나 그 대답 외의 언제부터 그런 습관이나 문화가 뿌리를 내리게 되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좀 더 분명하게 얻으려는 의도였습니다. 음식, 또는 요리란 시대의 변화와 함께 변천과정을 거치며 발달하는 법이니까요. 일례로 설렁탕이 너무 뜨거워서 식힐 겸 깍두기 국물을 넣었더니맛이 월등히 좋아지기에 너나없이 모두 그런 습관이 자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위의 답들은 정답일 수도, 모두 전혀 다른 답변일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막국수는 1970년대부터, 설렁탕은 1980년대 중반부터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국수를 워낙 좋아하시고 즐기시던 아버지께도 여쭈어보고, 기회가 되면 연배가 많은 어르신들에게 여쭈며 어떻게든 옳은 해답을 찾으려 하였었습니다. 그때 얻은 해답은 모두가 힘들게 살 수 밖에 없었던 가난했던 시절 어떻게든 양을 늘려 배를 든든하게 채울 생각에서 시작되었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철칙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전제품이 날로 발달하여 괄목할만한 먹거리의 혁신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땅에 묻어두고 눈 내리는 한겨울 꺼내어 밥상에 올리던 김장김치를 김치냉장고로 1년 연중 알맞게 익은 김치를 먹게 된 건 정말 획기적인 혁신의 사례입니다. 밥솥 또한 대단한 변혁을 거쳐 물만 잘 맞추면 쌀을 불리거나 할 필요도 없이 찰지고 고슬하게 지어진 밥을 짧은 시간에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 혁신은 항아리에서 김치가 익어가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신기술을 향해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한 성과지요.

 

우리의 식생활에 빠트릴 수 없는 을 지어내는 밥솥 또한 무쇠로 만들어 사용하던 가마솥밥맛을 향한 우리만의 탐닉이 가능하게 만들어준 결과물입니다. 더구나 어떤 면에서는 더 좋은 조건과 환경을 성취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치의 경우엔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시어지기에 2월정도 되면 풋풋한 반찬이 그리워지곤 했었습니다. 날이 더워지면 사흘이 멀다하고 새로 김치를 담가야 되었고, 아침과 저녁 모두 불을 지펴 밥을 짓고 반찬을 조리해야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밥 또한 약간의 물 조절 차이로 고두밥과 진밥, 서른밥이 되어 난감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밥은 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솥이 계절에 따라 달라질 경우와, 불의 문제도 작용했습니다. 아궁이에 밥을 지을 수 있는 시기는 난방을 겸할 수 있는 계절에나 가능했습니다. 한 여름엔 비가 내려 습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나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있었고, 평소엔 부엌과 연결된 마당 한쪽에 별도의 화덕을 만들어 밥을 짓고 국을 끓이며 반찬을 조리했습니다.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도 한겨울엔 연탄불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했지만 여름이면 곤로를 이용하거나 외부에 내놓고 연탄불을 피워야 되었습니다. 여러 가구가 모여 살던 창신동이나 신당동 등 산기슭의 주택들에선 마당에 대여섯 개의 연탄화덕이 아침부터 북적이는 풍경도 연출되곤 했습니다.

 

이렇게 우린 불과 가마솥에 길들여진 식생활을 전통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경우 수프나 스튜 정도로 물이 넉넉하게 이용된 음식을 조리해 식사를 한다면, 우린 끓이거나 굽고 볶아낸 다양한 반찬을 상에 차려놓고 밥을 먹어야 포만감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국물 요리도 다양하게 나뉘고 발달된 요리환경이 형성되었습니다. 국이 있고, 찌개가 있습니다. 거기에 전골이 다르고, 탕과 조림이 다릅니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국물의 양이나 조리된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도 다릅니다.

▲ 산메기라 부르는 미유기로 어탕을 끓여도 맑은 물이 필요합니다. 요리교실에서 제가 오색천에서 밤낚시를 해 잡은 미유기로 맑은 어탕을 끓이고, 거기에 완자와 송이버섯을 넣어 영양과 맛을 최고로 만들어 보여줫습니다. 초피와 고추장, 부추, 청양고추는 먹는 이의 기호에 맞출 수 있게 따라 담아냈습니다.

 

된장 하나로도 국도 끓이고, 전골도 되며, 되직하게 지져내는 바작장과 같은 음식도 됩니다. 소고기와 소뼈를 이용한 음식도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다양한 요리법이 전승되어 전해집니다. 서의 머리는 머리대로 이용한 음식이 있고, 뼈도 부위에 따라 이용법이 다릅니다. 거기에 꼬리는 별도로 꼬리만을 이용한 요리가 있습니다. 하물며 소고기야 두 말 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예전 도갓집에서 특별하게 취급하던 소고기는 이를 백정이라 하며 천시했었습니다. 심지어 백정같은 놈이라거나 백정질이라 하는 모욕적인 욕설까지 있었을까요. 그런데 이 백정이 전 세계적으로 우리만큼 대단한 실력을 갖춘 나라도 없다는 사실부터 자랑스러워해야 됩니다. 도축과정을 거쳐 일정시간 숙성을 시킨 도축된 소는 본격적으로 발골 과정을 거치고 정형사들에 의해 부위별로 나뉘어지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도축된 소를 가공하는 이들을 요즘은 발골사와 정형사 둘을 함께 식육처리기능사라 부른다고 합니다.

 

발골사는 도축된 소에서 뼈를 달라내며 1차로 대분할 정형을 하는 이들입니다. 그 다음과정을 정형사가 맡게 됩니다. 2차 정형과정이라 하겠는데 신기의 경지에 이른 그들의 예리한 칼에 의해 1차 대분할 정형에서 부위별로 나뉘어지는 2차 정형이 완성되어지면 귀용과 국거리용, 육회용 등 다양한 소고기가 생산됩니다. 이렇게 발골되고 정형된 소고기와 소뼈를 이용한 요리 또한 세계 어디에서도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소뼈를 이용한 음식인 사골곰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골곰탕은 한국의 전통적인 육수 요리로, 주로 소의 사골을 오랜 시간 동안 끓여서 만듭니다. 이 요리는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이며, 영양가가 매우 높습니다. 다음은 사골곰탕에 대한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과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철마로 480에서 ‘아홉산구지뽕상계탕’이란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시는 분이란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된 김영숙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골곰국을 다시 끓이려 합니다. 곰국의 색깔만 봐도 얼마나 진하게 우려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골곰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머리와 꼬리를 제외한 소의 사골과, , 약간의 소금이 필요합니다. 사골은 깨끗이 씻어 준비한 뒤 찬물에 담가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커다란 가마솥에 사골을 넣고 뼈가 잠기게 물을 채워 한 번 끓이고 뼈를 건집니다. 1차로 끓인 물은 모두 버립니다. 다시 가마솥에 뼈를 넣고 오랜 시간 끓입니다. 보통 12시간에서 24시간 이상 끓여야 진한 국물이 우러나옵니다. 중간에 거품을 걷어내고 졸아든 만큼 물을 보충해가며 계속 끓입니다. 마지막에는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완성됩니다.

 

이렇게 24시간 이상 소뼈를 가마솥에 끓이면 소뼈는 부스러질 정도가 됩니다. 이렇게 하여 사골국물이 얻어지는데 이를 이용한 음식이 사골곰탕인 것입니다. 사골곰탕은 단백질, 콜라겐, 미네랄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영양가가 높습니다. 특히 뼈 건강과 피부 탄력에 도움이 되는 콜라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한 따뜻한 국물은 소화에 도움을 주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겨울철에 많이 먹습니다.

 

사골곰탕은 한국의 전통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 자주 먹는 음식입니다. 많은 가정에서 사골곰탕을 만들기 위해 커다란 양수냄비를 사용하여 소뼈를 구입해 몇 번씩 물을 채워가며 곰국을 끓이지요, 그렇게 만든 곰국을 냉동시켜두고 여러 날 동안 먹게 됩니다.

 

사골곰탕은 해장 음식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사골곰탕의 따뜻한 국물이 숙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서입니다. 사골곰탕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요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골곰탕 국물에 면을 넣은 사골칼국수, 떡국, 만두국 등이 있습니다. 거기에 서골곰국을 육수로 이용해 다양한 전골도 탄생합니다.

 

사골곰탕은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요리지만, 그만큼 맛있고 영양가가 높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입니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신다면 사골곰탕을 추천하겠는데 친구가 술자리에서 했던 얘기가 기억납니다.

 

“마누라가 또 어디 나가려나봐.”

 

“왜? 어디 간다고 제수씨가 말을 안 해줘?”

“아까 집에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니 마누라가 곰국을 끓이고 있더라고….”

 

이 친구가 “마누라가 또 어디…”라 시작하면 이젠 “제수씨가 곰국 끓이니 건강 하나는 확실하게 지켜 오래 살겠구만 뭐가 불만이여”라 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요즘 부인들이 며칠 출타를 할 때면 소뼈를 구입해 곰국을 끓여 냉장고에 채워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남은 가족들을 살뜰하게 챙기시는 어진 부인이십니다. “라면 끓여먹어중국집 전화번호 냉장고에 붙여놨어. 애들이랑 시켜 먹어라 하는 이들 얼마나 많은데요.

 

남은 가족들의 며칠 먹을 식사를 생각해 소뼈를 구입해 고생스럽게 밤잠을 설쳐가며 곰국을 끓이는 어진 부인과 같은 정성으로 사골곰탕을 준비하는 분이 선물을 보내주셨습니다. 그것도 이곳 양양에서 먼 남쪽 부산에서 말이지요.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철마로 480에서 ‘아홉산구지뽕상계탕’을 운영하시는 김영숙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골곰탕으로 맛난 식사를 했습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철마로 480에서 아홉산구지뽕상계탕이란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시는 분이란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란 사실도 이제야 알게 되었지요. 바로 제대로 누룩향이 그윽하게 간직된 잘 익은 막걸리를 선물로 보내주신 김영숙 선생님께서 직접 가마솥에 곤 사골곰탕과 삶은 사태살 삶은 것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진하고 잡내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사골곰국을 녹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끓이기 전 수저로 떠 맛을 보았습니다. 고소하더군요. 그래서 식사를 한 다음 메시지로 여쭈어 보았습니다. 김영숙 선생님께서는 “Sy1000 물 덕이라 생각 합니다라 하시더군요.

 

모든 국물요리에서 물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사는 양양군은 설악산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아리수란 상표로 포장해 판매하는 한강물도 실상은 여러 발원지 가운데 한 줄기는 이곳 설악산에서 시작됩니다. 제 시의 한계령의 한계도 한자로 寒溪를 씁니다. 차가운 시내란 얘기죠. 차가운 시내가 흐르는 고개가 바로 한계령입니다. 한 줄기는 원통을 거쳐 인제에서 소양강으로 흘러 한강으로 나아가고, 또 한 줄기는 주전골을 휘돌아 오색천에서 양양읍내의 남대천으로 흘러 동해로 나아가죠.

 

그만큼 맑고 좋은 물 덕에 물 아쉬운 줄 모르며 살아가는데 정말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유럽에서 유명한 생수들도 제겐 석회냄새와 맛이 나서 못 마실 정도로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마시며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제가 사골곰탕 정말 진합니다. 고소하고라며 글을 쓰려다 기왕이면 이분의 주소를 많은 분들이 알아두면 좋겠기에 주소를 여쭙다 “Sy1000 물 덕이라 생각 합니다란 대답을 들은 겁니다.  ‘Sy1000 은 저는 모릅니다. 짐작으로는 특별한 정수와 여과과정을 거친 물이란 정도로 생각됩니다.

김영숙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골곰탕으로 맛난 식사를 하다 아롱사태살에 고소하고 깊은 맛의 사골곰국 때문에 소주까지 곁들이는 식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영숙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골곰국은 말씀처럼 소머리와 꼬리를 제외한 소의 모든 뼈를 커다란 가마솥에 장작을 지펴오랜 시간 정성을 끓여내셨음을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융숭한 대접을 받는 느낌으로 밥을 먹게 하신 참으로 맛난 사골곰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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