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 아는 분께서 최근 무릎이 안 좋으시다고 하십니다. 평생을 무용계에서 활동을 해 오셨으니 관절이 많이 망가지시기도 했겠지만, 연세가 있으시니 이젠 골다공증도 의심을 해봐야 될 거 같습니다. 최근엔 40대에서도 가끔 골다공증이 발병하고, 남자도 골다공증으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도 보았습니다.
제 고향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인데 아마도 술과 담배도 문제지만, 평생을 서서 일을 하는 직업과 제때 고르게 차려진 식사가 아닌 시간이 나면 배를 채우려 한 습관도 문제가 되었을 거 같습니다. 이 친구는 평생을 중화요리를 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요리 실력이야 좋지만, 직업의 특성상 소님들이 주로 찾는 음식을 자신도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 자장면이나 짬뽕 한 그릇에 단무지와 양파, 춘장 정도 준비해 소주 한 병 마시는 걸로 식사를 하였으리라 봅니다.
그렇다고 뼈에 좋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 우유를 먹으면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고요? 천만에요. 미국이나 낙농국들에서도 골다공증은 많이 발병하는 질병이라 합니다. 낙농국이면서 골다공증이 많이 발병하는 국가로는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있습니다. 이 두 나라는 높은 낙농 제품 소비량과 함께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낙농 제품 소비가 많지만 골다공증 발병률도 높은 편으로 밝혀져 놀라게 했는데, 이는 칼슘 섭취가 충분하더라도 비타민 D 부족과 함께 유전적 요인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생활 습관과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 등이 골다공증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는 ‘낙동국’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다양한 유제품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육류가 주로 이용되는 음식문화가 발달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저라면 그들의 생활환경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는 방법으로 낙농가와 어촌마을, 그리고 농업에 종사하는 부류를 나누어 살펴볼 거 같은데 그런 자료는 아직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나 봅니다. 분명히 이 세 직업군 중에서 더 많이 골다공증을 앓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낙농업을 하는 이들로 보이거든요.
여기에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전 우리 선친들은 고된 노동과 제대로 영양을 고려한 음식으로 식사를 해 건강을 유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하기에 60대만 되어도 허리가 굽은 노인들이 되었지요. 꼬부랑할머니와 꼬부랑할아버지란 말이 그래서 나온 자조적인 표현이겠고요.
하지만 우리는 그때와 다른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자연히 허리가 굽은 노인이 드물어졌어요. 장사익 선생님의 노래 ‘국밥집에서’인데 참으로 서글픈 그림이 그려집니다.
국밥집에서
노래를 부른다 허리가 굽은 그가
탁자를 타닥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희망가를 부른다
이마의 깊은 주름은 세상을 덮고 머무는 나를 본다
그렇다
저 노인은 가는 길을 안다
끝내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안다
노래를 부른다 허리가 굽은 그가
탁자를 타닥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희망가를 부른다
-장사익1집 ‘하늘 가는 길’
‘국밥집에서’는 허리가 굽은 노인이 국밥집에서 희망가를 부르는 모습을 그린 노래입니다. 노인은 탁자를 타닥- 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라고 채규엽 선생의 우리 가요사 최초에 해당되는 노래인 ‘희망가’를 노래합니다. 이마의 깊은 주름은 세상을 살아오며 겪었을 온갖 풍상을 담았고, 노인은 이제 그리 오래지 않아 그가 가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끝내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그는 잘 알고 있으며… 네, 그런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서글픈 모습이면서도 참 따뜻한 그림이 그려지는 노래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는 잘 모르지만 저도 옛노래라면 제법 알고 있습니다. 희망가만큼이나 이 계절이라면 ‘봄날은 간다’나 ‘서울야곡’도 잘 어울릴 거 같습니다. 두 노래 모두 봄날 풍경을 담고 있지요. 물론 쓸쓸하고 덧없음이나 외로움과 자조적인 색채도 있어 푸근하다고는 하기 어렵지만요.
이런 제가 원래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닌데 참 많이 엇나갔습니다. 다시 먹는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낙농국에서 골다공증이 많다는 정말 이상한 이야기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가 평생 우유를 내어주는데 그 소가 고기와 우유를 먹지는 않잖아요. 그 나라는 소를 방목하고, 겨울철에 먹일 풀을 거두어 건초로 만들어 둡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사료도 공급하는 거 같은데 분명히 소는 풀을 먹습니다.
그런데 풀을 먹고 우유를 생산하는 소를 골다공증에 좋다고 광고를 하지 않고, 우유가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광고를 합니다. 마치 우유를 안 마시면 모두 뼈가 약해서 곧 스러지기라도 한다는 식으로 거의 협박에 가깝게 말입니다. 그렇게 좋은 걸 자신들이나 배 터지도록 먹으면 될 일을 왜 다른 사람들에게 못 먹여서 광고까지 하나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소고기는 물론이고, 돼지고기나 닭고기도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잘 먹는다고 하는 집의 음식이라도 밥과 국, 그리고 몇 가지 채소로 조리한 반찬과 장아찌와 젓갈에 생선구이나 조림 정도면 대단한 상차림입니다. 여기에 구운 김과 콩자반, 멸치볶음, 장조림까지 올리면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되지요.
이런 식사를 하는 이들은 거친 일을 평생을 해도 반듯한 몸을 유지합니다. 고르게 영양을 갖춘 식사여서입니다. 의외로 아주 힘든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식사는 적당한 정도의 육고기를 곁들인 이와 같은 음식입니다. 육고기로 조리된 음식이 많은 음식이 더 좋지 않겠느냐 하겠지만 그건 기분 탓입니다.
우린 삼겹살과 같은 육식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고기를 먹지요. 묵은지를 삼겹살과 함께 굽고, 콩나물무침이며 버섯, 마늘과 고추에 더해 다양한 채소를 갖고 쌈을 쌉니다. 그저 온갖 향신료를 발라 굽는 바비큐를 곧장 썰어서 빵과 먹는 문화는 아닙니다. 또는 몇 가지 향신료와 야채로 요리하는 문화도 아니지요.
우리는 오래전부터 대대로 그 계절에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들로 ‘반찬’을 만들어 식사를 해 영양을 챙겼습니다. 어떤 국가도 이와 같이 자연으로부터 얻는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한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또한 이를 이용해 병을 치료하는 문화를 발달시킨 사례는 드물다 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봄나물이 먹기 좋게 자라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생채로 먹을 수 있는 종류만도 제법 많은데요. 달래와 냉이, 씀바귀는 모두 아는 사실이고, 민들레와 돌나물도 생채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살짝 데치기만 하면 샐러드나 나물로 얼마든지 이용할 나물도 주변에 많습니다. 꽃다지와 광대나물, 망초도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머위와 미나리냉이, 쑥부쟁이, 제비꽃, 질경이도 데치기만 하면 얼마든지 이용 가능한 좋은 나물입니다.
오늘은 봄나물을 활용한 샐러드에 잘 어울리는 드레싱 소스를 세 가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각각의 드레싱은 다양한 맛과 향을 제공하여 봄나물의 신선함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
1. 레몬 비네그레트 드레싱
재료
올리브 오일 3큰술
레몬즙 2큰술
꿀 1큰술
디종 머스터드 1작은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만드는 방법
작은 그릇에 올리브 오일, 레몬즙, 꿀, 디종 머스터드, 소금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드레싱이 부드럽게 섞이면 후추를 넣고 다시 한 번 저어주세요.
준비된 드레싱을 봄나물 샐러드에 뿌리고 가볍게 버무려 주세요.
2. 참깨 소스 드레싱
재료
참깨(갈아서) 2큰술
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물 1큰술
만드는 방법
작은 볼에 갈은 참깨, 간장, 식초, 설탕, 참기름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물을 추가하여 원하는 농도로 조절합니다.
준비된 참깨 소스를 봄나물 샐러드에 뿌리고 가볍게 버무려 주세요.
3. 매실청(유자청) 드레싱
재료
유자청 2큰술
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올리브 오일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만드는 방법
작은 볼에 매실청(유자청), 간장, 식초, 올리브 오일, 다진 마늘을 넣고 잘 섞어주세요.
소금과 후추를 추가하여 간을 맞춥니다.
준비된 매실청(유자청) 드레싱을 봄나물 샐러드에 뿌리고 가볍게 버무려 주세요.
이 드레싱들은 모두 봄나물의 신선한 맛을 잘 살려줄 것입니다. 맛있게 즐기세요!
아, 첫 머리에 제가 잘 안다고 하신 분께서 말입니다. 글쎄 무릎이 아프시다 하면서도 토요일에 광화문 광장에 나가셔서 춤까지 추시니 정말 말리지 못할 분입니다. 오래 걷는 건 힘들어 포기하셨다고는 하시는군요.
장사익 선생님께서 ‘국밥집에서’가 담긴 <하늘 가는 길>을 처음 발표한 해가 1995년으로 이때 저는 늘 양복을 갖춰 입어야 하는 일을 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국밥집은 여행길에서나 찾아서 먹는 음식이었고, 대부분 아침식사는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식사를 하고, 점심과 저녁은 대체로 약속을 한 이들과 함께 어울려야 되었었습니다. 그 시절 장사익 선생님의 노래 때문에 ‘국밥’이 왜 그렇게 근사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덕분인가 모르겠지만 처음 이 노래를 부르시던 선생님보다 더 나이가 들어버린 요즘 자주 국밥을 먹게 됩니다. 설렁탕부터, 우거지탕이며, 소머리국밥과 도가니탕, 사골곰탕 등 온갖 종류의 국밥과 함께 소주 한 잔 하는 맛도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탁자를 두들기며 희망가를 부를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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