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국수4 겨울, 동치미와 잘 어우러지는 막국수 ▲ 메밀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랍니다. 감자와 옥수수를 거둔 한 여름 밭에 씨를 뿌리면 3달 정도만에 까맣게 알곡이 영급니다. 1970년대 강원도의 산촌 풍경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마음속 깊이 남아 있습니다. 봄에 심어놓은 감자를 캔 산비탈 밭이나 옥수수를 딴 밭에,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갈아엎은 뒤 메밀을 뿌리면 며칠 뒤 산밭엔 서서히 초록의 물결이 일기 시작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 9월부터 순백의 메밀꽃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곱게 피어났습니다. 변소가 마당을 가로질러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 산촌의 집에서 밤중에 변소를 가려고 나섰을 때 만난, 달빛을 받아 물결치는 산비탈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경이로웠습니다. 어머니가 즐겨 입으시던 엷은 옥색으로 물들인 무명 치마저고리가 기억에 .. 2025. 1. 30. 옛 처녀 만나듯 만나는 메밀국수 ▲ 설을 목전에 두어야 겨울다운 모습을 만나게 되는 양양은 춘천이나 평창만큼 오래전부터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던 고장이다. 설을 목전에 두었으니 이제부터 이곳 양양지역은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입니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예전엔 겨울에야 본격적으로 즐기던 메밀국수(막국수)에 대해 얘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막국수의 주재료인 메밀에 대해 빠트릴 수는 없는 일이고, 메밀하면 가산 이효석(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196번지 출생, 1942년 5월 25일 평안남도 평양부 기림정(現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동) 자택에서 35세의 나이에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사망)의 메밀꽃 필 무렵(1936년 《조광(朝光)》지에 발표된 단편소설) 한 구절 정도는 음미하고 넘어가야겠지요.“달밤이었으나 어떻게.. 2025. 1. 27. 추억으로 시작한 막국수가 습관이 되었네! 평소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사람이라도 자신이 사는 고장의 장점을 말해보라면 몇 마디 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말로야 늘 잘 아는 듯했지만 평소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탓이 아닐까요.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만큼 분명한 학습효과도 없고, 그 뜻과 의미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기록을 습관화 했을 때 명확하게 된다고 봅니다.▲메밀막국수 / 막국수는 강원도의 대표적 음식으로 강원도 전역에 맛집들이 있다. 양양군에도 70년 대 이전부터 막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었다. ⓒ 정덕수 양양군은 양양을 찾는 이들이 즐겁게 둘러보고 머물며(8경), 맛있게 먹고(8미), 기꺼이 구입해 갈 농‧특산물(8품)을 설문조사 등의 몇 가지 기술적 방법을 이용해 선정해 대표 브랜드화 해왔습니.. 2025. 1. 22. 하얀 꽃빛이 어느 순간 쌉싸래한 국수가 되고 ▲메밀밭 / 구황작물로 재배되었다는 메밀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재배된 주요 작물이다. 현대에 와서는 봉평과 같은 지역에서는 작물 이상의 역할도 해낸다. ⓒ 정덕수 하얗게 일렁이던 꽃빛이 어느 순간 쌉싸래한 국수 가닥으로 씹히기 시작합니다. 붉은 대궁과 짙은 초록의 잎들이나 산밭을 가득 채워 피던 꽃빛 어디에서도 다소 거칠면서도 풋풋하며 쌉싸래한 맛을 짐작할 수 없습니다. 메밀막국수는 오래전 맛보았던 기억에서는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일정 부분 그때의 풍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메밀막국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국수의 종류와 메밀이 언제부터 이 땅에서 재배되었는지부터 살펴보려 합니다. 중국은 면요리가 발달된 나라고, 일본 또한 다양한 면요리가 사람들.. 2025. 1. 2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