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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향기/시인의향기

헌재와 국방부는 무엇을 기다리나?

by 한사정덕수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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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법과 흔들리는 정의

 

정의를 수호하는 방법은 속도가 생명입니다. 법은 제때 작동해야 그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는 위태롭기 그지없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충격적인 사실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음에도, 헌법재판소(헌재)는 우유부단한 태도로 사태를 방관하고 있고, 국방부와 사법기관들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합니다.

 

군이 대량의 종이관’을 문의하고 대량으로 ‘영현백’을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수천 명의 사망을 예견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것도 군사작전이 아닌 계엄령을 전제로, 국내 정치인을 비롯해 윤석열과 김건희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을 미리 대비했다는 정황을 뒷받침 하는 증빙입니다. 실제로 육군 2군단은 1천 개의 종이관 구매를 타진했고, 영현백 3천 개를 추가 구매했습니다. 군의 공식 기록에서도 전례가 없는 대규모 구매였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21세기에 정부가 다수의 민간인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법치가 여전히 온전하게 살아있는가?”

 

그런데도 헌법재판소는 여전히 탄핵 심판을 지연하고 있고, 국방부는 계획은 있었으나 실효성이 없어 중단됐다는 무책임한 변명으로 넘어가려 합니다. 법원과 검찰 역시 이를 촉발한 123 내란사태를 엄중하게 다루기보다는 시간을 끌며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우유부단함과 지연되는 정의

헌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그러나 헌재는 윤석열 탄핵 심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통해 국민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려 했던 정황이 이렇게 드러나고 있는데도, 헌재는 여전히 신중한 결정을 빙자한 무책임한 태도로 사태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미 다수의 판사를 체포하려 했었음에도 이와 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급기야 석방을 시키게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윤석열이 이미 구속되었었음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은, 윤석열이 권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일부 세력들에게 남겨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헌재의 이런 태도는 단순한 행정적 지연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계엄령 가담자들이 증거를 인멸할 기회를 더 주는 것이며, 불법을 묵인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함에도 태도가 모호합니다. 이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A급 수거 대상수집소 이송 중 사고라는 표현이 발견되었고, 이는 사실상 암살 명령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에도 이런 태도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헌재는 탄핵 심판을 질질 끌고 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쯤 되면 결정을 내릴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군이 시민들을 학살할 준비까지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는데, 아직도 윤석열의 행위가 탄핵감인지 고민해야 합니까?”

 

헌재가 결정을 늦추면 늦출수록, 국민은 법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게 됩니다.

 

이제 국방부의 무책임한 변명을 살펴 보겠습니다. 그들은 실효성이 없어 중단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계엄령 준비와 관련된 사실들이 드러날 때마다 애매한 해명을 내놓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2군단이 1천 개의 종이관을 구매하려 했고, 실제로 3천 개가 넘는 영현백을 추가 구매한 것이 단순한 전시 사망자 처리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에 불과했다는 국방부의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1년에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군에서 어처구니없는 답변입니다. 군에서 왜 여전히 의문사가 발생하며, 기강이 반듯해야할 군에서 온갖 비리와 추잡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인지도 의문이나, 지금 주요 쟁점은 아니기에 이 2군단의 영현백 구입네 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왜 12월에 갑자기 영현백 3천 개를 구매했는가에 대해서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전시 사망자 처리라는 설명이 사실이라면, 왜 창군 이래 한 번도 없던 대규모 종이관 구매가 논의되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영현백 3천 개 구입이 지금이 가장 가격이 싸서 구입했다고야 못할 일이고, 기존 보유하던 평균치의 3배가 넘는 물량을 확보할 이유, 이 질문들에 대해 국방부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불구속 기소된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소장)은 보직 해임 대상에서조차 제외되었습니다. 국방부는 그 이유로 보직 해임 시 자동으로 전역 조치되기 때문에 보직 해임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궤변에 불과합니다. 보직 해임이 곧 전역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라면, 내란에 가담한 군인을 현직에 그대로 두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요?

박헌수가 현역 신분을 유지하는 동안, 군 내부에서 조직을 정리하고 증거를 없앨 기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 국방부의 이런 결정은 내란 가담자들이 군 내부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행위와 다름없게 됩니다.

국방부의 대응은 내란 가담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군의 명예보다 밥그릇이나 지키려는 수작인건 것인가 싶습니다.

정말로 국방부가 민주주의와 헌법을 지키려 했다면, 보직 해임이 아니라 즉각적인 강등과 군인연금 박탈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합니다.

 

정의가 넘실거리는 대동세상을 향하여

 

법복만 입으면 한 뼘씩 커지는 모양이야 그 뻔뻔함은

피눈물 젖은 광장 가득한 민주를 외치는 입술의 절규는

그들에겐 그저 수첩에 ‘수거대상’ 넉자로 기록해 둘

서울과 양평고속도로 건설에 파묻힐 한 삽의

참으로 하찮은 폐석廢石, 부스러기로만 보였을지 모르지

너무도 하찮아서 이속우원耳屬于垣 조차도 필요 없다는 게지

법이기를 포기한 결정이 쇠빗장을 풀고

부정한 손들엔 다시 축배의 잔들이 들려지니

항소를 포기한 그 손끝에서 포기된 것은 정의라

부정한 손들은 서로를 감싸며 또 다른 내란을 획책하겠지

 

바람 찬 남태령 언덕에서 농민을 마중하던 소녀들

손에, 손- 그 손들에 들렸던 간절한 염원이

눈보라 몰아치는 한남동 아스팔트 바닥에

온 밤을 맨몸으로 지키며 그렇게도 간절하게

민주를 위하여 ‘내란탄핵’을 외친 입술들이여

그대들 외침에 어둠을 걷어낼 불씨는 꺼지지 않으니

법복을 입은 자들이 귓구멍을 틀어막고 정의의 이름을 훔쳐도

그건 잠시 우리 겪을 또 한 번의 짧은 굴욕이네

 

법이 서야 할 자리에서 그들은 내란을 용서하고

디케(Dike)의 손에 든 균형의 추를 빼앗고, 음- 빼앗고

심판의 칼을 부러뜨려도, 음- 부러뜨려도

유스티티아(Justitia)의 눈을 파내어 까마귀 먹이로 던졌어도

마아트(Maat)의 깃털조차 피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다시, 깃발을 들고 광장으로 거리로 민주의 횃불을 들고

다시, 또 다시 고귀한 목숨과 맞바꾼 서른여덟 해 전

그 6월의 함성을 다시, 깃발을 들고 광장과 거리에서 외치리.

젊은이의 목숨과 맞바꿔 세운 헌법재판소가

국민이 아닌 권력을 위해 존재했음을 우리는 아네

중학생도 이해할 성문법을 짓밟고 관습법을 들먹이며

절차는 불법이라 하면서도 효력은 있다 우기는 헌재였기에

남의 돈을 훔쳐도 소유권을 인정하듯

대리시험을 쳐도 성적을 인정해야 된다는 조소를 받던 저들을

불법 위에 쌓아 올린 기만을 기억하노라

그러나 오늘,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재판관 만장일치의 주문을 끌어내려 우리는 끝까지 가리

그리하여 다시는 이 땅에 법을 이용하는 무리들이

공정성이 결여된 판결도 그치게 하고

죄 없는 이들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로 여덟 명 그 귀한 생명이

사형판결 열여덟, 그 치욕스러운 시간 만에 희생되는 일은

이 땅에서 다시는 없게 하고, 죄 지은 자 두려워 떨게 하리

남태령의 칼바람을 이기고, 한남동의 눈보라 이겨낸 우리니

보편적 민주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

디케와 유스티티아, 마아트가 두 눈 부릅뜨고 정의가 마침내

바다처럼 물결치게, 바다처럼 넘실거리게 하리

남태령의 칼바람을 이기고, 한남동의 눈보라 이겨낸 우리 함께

보편적 민주가 강물처럼 흐르고 흐르는 세상

디케와 유스티티아, 마아트가 두 눈 부릅뜨고 정의로 심판하여

해 뜨는 동해, 금빛 물결 넘실거리는 대동세상 기어이 만나리.

 

남태령의 칼바람을 이기고, 한남동의 눈보라 이겨낸 우리 함께

보편적 민주가 강물처럼 흐르고 흐르는 세상

디케와 유스티티아, 마아트가 두 눈 부릅뜨고 정의로 심판할

해 뜨는 동해, 금빛 물결 넘실거리는 대동세상 만나리.

 

법원의 모호한 태도에 대해 다시 묻겠는데요,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은 누구를 위한 판결인가 말입니다.

법원 역시 법치주의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재판장 지귀연)의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은, 내란과 쿠데타를 기도한 전직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미 구속 기소된 여인형 방첩사령관(중장),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중장),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중장), 문상호 정보사령관(소장) 등은 보직 해임되었지만, 내란수괴인 윤석열은 여전히 법의 예외가 되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정말로 윤석열이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있다고 믿는 모양입니다. 내란을 선동한 인물이 다시 권력을 되찾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과연 법치국가에서 가능한 일인지, 정말 부끄럽고 비참한 몫은 국민만이 느껴야 하며 체감할 뿐이란 말인지 씁쓸합니다.

 

정의는 침묵하지 않습니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미 역사에서 배웠습니다. 독재와 내란은 방관 속에서 자란다는 사실 말입니다.

헌재의 지연된 탄핵 심판, 국방부의 미온적 대응,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은 결국 정의를 질식시키는 행위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습니다.

헌재는 즉각 탄핵 심판을 마무리하고, 윤석열의 범죄를 공식적으로 단죄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미온적 조치를 중단하고, 군 내부의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해야 합니다.

법원과 검찰은 내란의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합니다.

정의는 침묵하지 않는습니다. 법이 침묵하면, 국민이 행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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