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K-Food의 과대 포장된 신화?
K-Food를 대표하는 듯한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 요즘은 백종원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방송뿐만 아니라 요식업 시장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백종원이란 인물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비법”이라며 소개했던 조리법이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밥을 해 먹어야 했던 저는 가난한 형편 속에서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를 활용해 된장찌개를 끓이곤 했습니다.
특히 오색약수터 인근 식당 몇 곳에서는 40년 이상 된장찌개를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된장의 깊은 맛을 내기 위해 굵은 멸치를 볶아 비린내를 제거한 뒤, 된장과 함께 무를 넣고 진하게 끓여 베이스를 만든 후, 이 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된장찌개를 조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사계절 내내 깊은 맛을 유지할 수 있으며, 봄철에는 냉이를 살짝 데쳐 김밥처럼 말아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면 더욱 향긋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백종원이 소개한 된장찌개 비법도 기본적으로 무와 멸치를 활용한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음식에는 새로울 것이 없고, 특정 지역이나 가정에서 전해 내려오는 조리법을 차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를 마치 새로운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소개한 방식이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입니다.
더 나아가, 백종원의 요리는 대체로 단맛이 강하고, 조미료를 적극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리법이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잡는 전략이 될 수는 있지만, 한국 전통 요리의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백종원, 그리고 법적 문제
최근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백석된장’이 원산지를 국산으로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중국산 개량 메주된장과 외국산 대두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백석공장이 농업진흥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수입산 원료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는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항으로, 관련 민원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상태입니다.
뿐만 아니라 백종원의 더본코리아는 설 명절을 앞두고 한돈 빽햄 선물 세트를 할인 판매하면서 가격과 품질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며, 실내 주방에서 고압가스통을 사용해 요리를 하는 영상이 문제가 되어 액화석유가스(LPG)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법적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방송이 계속해서 백종원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홍보한다면 시청자들에게 공정하지 못한 인상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요리는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음식은 특정한 개인이나 브랜드가 독점할 수 없는, 모두의 문화적 자산입니다.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비법 또한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조리법을, 이를 개발한 것처럼 소개하고 홍보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10살 이전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된장찌개를 끓여 동생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었고, 냉이나 달래를 추가하면 더욱 맛이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백종원은 대중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요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켰고, 요식업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브랜드가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조리법을 독창적인 노하우처럼 포장하는 행태는 비판의 여지가 있습니다.
더구나 국산으로 홍보된 된장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했다는 의혹, 농지법 위반 논란 등 여러 법적 문제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논란이 지속된다면 그의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이제는 대중들도 백종원의 브랜드가 과연 공정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의 요리법이 전통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볼 때입니다. 음식은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며, 전통은 더욱 신중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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