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와상과 봄나물, 상큼한 드레싱으로 더 맛있게!
1994년, 성산동 리치몬드제과점 건너편 성미산에 위치한 작은 집에서 살던 시절, 아침이면 매일처럼 걸어서 청기와주유소 뒤에 있는 서교동의 ‘김민지웨딩컬렉션’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퇴근 후, 저녁 약속이 없거나 술 한잔의 여유가 없을 때는, 늘 집으로 돌아가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출근길, 리치몬드제과점에서 풍겨오는 갓 구운 빵의 향기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했습니다. 5월 어느 날 철쭉제가 열린다는 현수막을 본 기억이 있으니 소백산을 다녀온 17일 월요일이겠는데, 그날은 조금 일찍 출근을 하게 되어 리치몬드제과점에 들러 크로와상을 사 들고 나왔습니다. 바람에 실려 온 봄내음이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가며, 그 순간의 느낌은 마치 봄이 온 몸을 감싸는 듯한 상쾌함이 넘쳤고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사무실로 갔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제 일을 도와주던 미스 황은 이미 출근해 사무실을 말끔하게 정돈하고 작업준비까지 마쳤더군요. 그리고 원두를 내려 사무실로 가져왔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커피 한 잔을 더 부탁하고 그 바삭한 크로와상을 한입 베어 물었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럽고 풍부한 버터 향에 잠시 마음이 사로잡혔지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따뜻한 크로와상에 봄나물의 상큼함을 더해 샌드위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전날, 소백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무실에 벗어두었던 배낭에서 곰취와 참나물을 꺼내어 탕비실로 갔습니다. 수돗물에 조심스레 헹군 후, 칼과 도마를 챙기며 주방을 살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뭘 해먹었는지는 모르지만 발사믹식초, 레몬, 올리브오일, 꿀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냉장고에는 미스 황을 간식으로 먹으라고 챙겨둔 요거트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재료를 머릿속에서 어울릴 방법을 떠올리며 결합했습니다. 발사믹식초에 올리브오일, 요거트, 꿀, 그리고 레몬즙을 섞고 소금을 조금 넣으면, 봄나물의 싱그러운 향이 한층 돋보이며 크로와상과 완벽하게 어우러질 거라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저의 일을 정말 열심히 도와주던 미스 황을 위해 처음으로 봄날의 정수를 담은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크로와상을 반으로 가르고 그 위에 곰취와 참나물을 얹어 만든 샌드위치를 건넸을 때, 처음엔 머뭇거리며 망설였지만 한 입 베어 물더니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부장님, 정말 맛있어요! 이거, 난생처음 맛보는 최고의 샌드위치인데요!"
고소한 크로와상과 신선한 봄나물,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 상큼한 드레싱의 조화는, 예상외로 완벽하게 어우러졌습니다. 봄나물의 풋풋한 향과 부드러운 크로와상의 풍미가 만나, 그 맛은 마치 봄의 기운을 한 입에 담은 듯 했습니다. 이처럼 상큼하고 부드러운 드레싱을 더하면 봄의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브런치가 완성됩니다.
1. 레몬 요거트 드레싱 |
재료: 플레인 요거트 3큰술, 레몬즙 1큰술, 꿀 1작은술, 올리브오일 1작은술, 소금 약간 |
부드러운 요거트와 상큼한 레몬의 조화는 봄나물의 신선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줍니다. 이 드레싱이 더해진 크로와상은 고소함과 상쾌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한 접시로 완성된 봄의 맛을 선사합니다. |
2. 오렌지 발사믹 드레싱 |
재료: 오렌지즙 2큰술, 발사믹 식초 1큰술, 꿀 1작은술, 올리브오일 1큰술, 후추 약간 |
오렌지의 달콤함과 발사믹 식초의 깊이가 만나, 봄나물과 크로와상에 새로운 매력을 더해줍니다. 바삭하게 구운 크로와상에 이 드레싱을 더하면, 한층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
3. 허니 머스터드 크림 드레싱 |
재료: 그릭 요거트 2큰술, 디종 머스터드 1큰술, 꿀 1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올리브오일 1작은술, 소금·후추 약간 |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크로와상의 버터 풍미를 더욱 강조해줍니다. 봄나물과의 조화가 일품인 이 드레싱은 입맛을 돋우고, 누구든 즐겁게 한 입을 맛볼 수 있게 만듭니다. |
싱그러운 봄의 기운을 담아, 봄나물과 크로와상을 한 접시에 담아보세요. 만약 생나물을 그대로 먹기 망설여진다면 가볍게 데쳐 사용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 특별한 드레싱을 더하면, 당신의 브런치는 평범한 아침을 특별한 순간으로 바꾸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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