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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향기/시인의향기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거야!

by 한사정덕수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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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로고인 위의 「빨간색 사각형에 ▷」가 있는 부분을 클릭하시면 영상보기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읽으시면 남궁옥분 가수의 맑은 목소리로 익숙한 노래들을 들으시며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습니다.

밤 눈이 녹아버린 아침!

몇 해 전 가슴에도 핸드폰에도 직접 담아온 알프스고르너그라트 마테호른, 돌로미테의 기운을 넣어아름다운 노래!

이정선작사 작곡의 지금은 헤어져도이정선, 최성수, 남궁옥분이 함께했다. 물론 함춘호의 기타가 압권인 노래지만 이 아침을 여는데 이 곡 만큼 좋은 게 있을지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거야.’

새 음원 15곡 중 상위 랭크되어 사랑받는 노래이기도 하다. 음원사이트에서 전곡을 내려받아 들어도 아깝지 않을

 

-2024년 12월 21일의 남궁옥분의 기록 옮김

 

가끔 주홍수 감독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가수였습니다. 주홍수 감독이 누나라고 부르는데 주 감독과 저는 한 살 차이입니다. 제법 오래전부터 만나자고 했으나 기회가 없었습니다. 서울에 가면 인사동에서는 주 감독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목민에서도, 그리고 시가연에도 주 감독의 그림이 있습니다.

 

그런 그가 늦은 밤 다시 전화를 걸어온 건 117일이었습니다. “정 선생님, 저 속초에 후배들 만나러 왔습니다. 내일 아침에 만나 식사나 하시죠라고 했고, 다음 날 오전 10시가 넘어서 다시 근처에 도착했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함께 걸어서 가까운 식당으로 이동하기 전, 차에서 CD 한 장을 꺼내며 남궁옥분 누나가 이번에 새로 낸 CD인데 좋은 이들과 나누라고 해서 정 선생님께도 하나 드리려고 받아왔습니다라고 주었습니다.

그날 주 감독이 한계리를 들려서 서울로 간다며 출발하고 귀가한 저는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남궁옥분 가수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제게 준 CD를 조용히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며 지내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드러내놓고 홍보를 하지는 않는 듯하며 오랜만에 노트북에 CD플레이어를 연결해 음악만 들으며, 정식으로 공개되면 글을 하나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이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저에 대한 정보도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제가 사는 곳, 연락처, 가족관계, 활동 영역 및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드러내고 살 수는 없어도 남궁옥분 가수는 잘 알려진 분이기에 그의 생각이나 소신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가수에게 중요한 건 그런 부분이 아니기에, 그동안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노래를 부르려 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주 감독이 누나라고 호칭을 합니다. 함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기에 가능한 호칭입니다. 아무리 겸손한 사람이라도 특별하게 연결될 공통점이 없으면 어려운 호칭인데 주 감독은 늘 남궁옥분 누나라고 부릅니다. 혹시 남궁옥분 가수가 등산을 즐기는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고향이 설악산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산을 오르내리며 자연스럽게 산과 어울려 살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영석이 산에 오르게 된 동기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박영석을 검색하거나 몇 곳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그가 산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친구 때문이었다. 어릴 때 친구 집이 설악산에서 산나물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를 했는데, 그 친구 따라 우연히 대청봉에 올랐다가 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회고하는 듯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오기입니다. 그의 아내인 홍경희의 집이 오색이었고, 부모님이 민박집을 겸해 감자전을 만들어 팔거나 산에 다니는 이들을 상대하여 잡화를 파는 가게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 박영석과 홍경희, 그리고 저와의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다시 오류를 고치는 선에서 밝히겠습니다.

 

저와 주 감독 모두 산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해동 선배님이 두 사람을 모두 잘 알고 계십니다. 박영석도 이해동 형님께서 서로 잘 알 수밖에 없는 관계였습니다. 어쩌면 남궁옥분 가수도 이해동 선배님을 잘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틀림없이 이렇게 서로가 2006년 이전까지는 서로가 한 다리 건너 알고 지내면서도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눈 적은 없습니다. 제가 아직 남궁옥분 가수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본 적 없다는 건, 산에서 만났더라도 서로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고서는 한 공간에 머물렀더라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하여튼 남궁옥분은 저와 한계령을 중심으로 2001년 연결은 되어 있습니다.

2015년 광복 70년 기념앨범을 발매하고, 이번에 발표한 정규앨범에는 남궁옥분이 통기타 가수들의 요람이었던 쉘부르에서 노래하던 시절의 감성을 담아냈습니다. 자켓의 글씨도 직접 쓴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거야는 언플러그드 앨범으로, 초심을 되찾으려는 진솔한 고백으로 가득해 보입니다.

 

윤경아 작사 이주호 작곡의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타이틀곡으로 조동진, 조덕배, 이정선, 하덕규, 김승현 작사 김승덕 작곡의 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 가객 김광석, 정태춘의 노래들을 함춘호의 해석으로 그만의 맑은 음색으로 표현했습니다. 편곡을 전담하기도 한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기타 선율이 어우러져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며, 남궁옥분 가수만의 오랜 내공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편안하게 귓를 행복하게 하며 마음에 내려 앉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시작으로 나뭇잎 사이로꿈에’, ‘지금은 헤어져도’, ‘가시나무’, ‘산사람’, ‘제비꽃’, ‘사랑의 시’, ‘내 마음의 보석상자’,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를’, ‘바람이 불어오는 곳’, ‘사랑일기’, ‘에헤라 친구야까지 총 15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글 맨 아래 자켓의 제목 이미지에 <남궁옥분tv>에서 공개한 음원 바로가기를 해 두었습니다.

 

저는 며칠 동안 남궁옥분 가수에게 친구신청을 해 놓았다는 사실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거야로 시작되는 글 하나가 새로 올라왔는데 남색의 그림을 프로필로 사용하기에 , 남궁옥분하며 그 내용을 읽엇습니다.

 

몇 년 전 유튜브 남궁옥분tv개국 해놓고 개점휴업중이었던 곳에 새 음원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거야를 며칠 전 전체 들으실 수 있도록 가사까지 친절하게 올려놨으나 조회수는 바닥이다. 친구들도 가족들도 지~인짜, 정말 공유도 안 해주고 들어주지도 않고CD를 줘도 듣지도 않고아니 CDP가 없어 듣지도 못하고, 이게 현실이다.

이렇게 129일에 발표된 음원15은 광속으로 잊혀져가고 있다. 이게 현실이고 예상대로다.

아무도 관심없다. 남의 일에, 난 남이 아니라 가수인디. 어쨌든 처음 공유해본다. 실오라기 희망을 품고.

그렇습니다. CD를 선물로 줘도 플레이어(CDP)가 없는 환경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그런 현상은 더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가수가 고민을 할 부분입니다. 요즘 길거리에서 예전처럼 해적판 카셋트도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그 자리엔 주머니에 넣어도 전혀 표도 안 날 크기의 메모리 장치인 USB 2.0USB 3.0이 자리한지 오래입니다. 더구나 대용량 저장장치들도 최소형을 내세우며 USB와 똑 같은 형태로 된 SSD메모리가 1TB용량으로 영화도 몇 편씩 기록하는 세상입니다.

 

1981년 남궁옥분이란 가수가 이름을 알리던 그 시절 LP는 꿈이었고, 카세트테이프로 대부분 노래를 공유했습니다. 때론 모두 잠든 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려 녹음을 하겠다고 신청곡 엽서에 적어 보내고 기다리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었습니다.

 

, 별밤지기로 불리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남궁옥분과 과련된 재미있는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창밖의 별들도 외로워 노래 부르는 밤 다정스런 그대와 얘기 나누고 싶어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2부가 시작된 뒤로 기억되는데 이문세가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줄임말인 N.K.O.B.가 부르는 노래라고 말하다가 웃으며 남궁옥분 씨 줄임말이 아닙니다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뭔 소린가 했으나 알파벳 조합이 남궁옥분의 머리글자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그만큼 여자가수들은 당시엔 신형원과 남궁옥분, 임수정, 이선희가 당시의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일부에서 주현미는 왜 빼놓느냐고 하겠지만 그렇다면 그때 김연자는 안 유명했냐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그들은 청소년이나 젊은 계층 보다는 좀 더 나이가 든 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던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들이었고, 커피와 카페문화엔 위의 가수들이 외국의 팝송만큼 많이 사랑을 받았습니다.

 

주변엔 좋은 친구도 많아 보입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찍부터 만나 문 닫을 마지막 시간까지 버티고나와서도 사진 찍는 즐거움. 행복한 시간, 행복한 수다 김미숙, 이혜숙과 끊임없이 수다로 추운 날 뜨겁게, 뜨겁게 달구었다. 하나님의 진실된 자녀로 잘 살아가는 맑은 친구들! 얼굴에 잘 살고 있음이, 잘 살아왔음이 담겨있다.

내 큰일에 함께 해줬던 고마운 친구들 세월이 흘러 편히 허물없이 마음을 열고 마주 앉아 보내는 시간은 쉼, 휴식이고 추억이고 이렇게 모두 살아있으니 축복이다. 첫 인연이 40년이 넘었으나 앞으로 40년은 글쎄? ? ‘미인박명이니 못생긴 내가 이들보단 오래 살 수 있기에 좋다.

아무튼 한해 끝자락에 행복한 김미숙의 와인까지 곁들인 맛있는 저녁 초대! 좋았다.

미녀들의 수다라는 제목을 붙여놓고 친구들보다 자신은 덜 예쁘기에 더 오래 살 거라고 좋다고 밝힙니다. 그만큼 격의없이 정을 나누며 지낸다는 이야기겠고, 친구들의 아름다움만큼은 자랑해도 부족함이 없단 얘기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앨범으로 남궁옥분은 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또 다시 음악적 감동을 잔잔하지만 깊게 선물처럼 다가설 걸로 보입니다. 그의 앨범 제목처럼 남궁옥분이 피울 새로운 꽃은 분명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걸로 확신합니다.


, 여기에서 멈출 뻔 했습니다. 박영석의 친구 덕에 산엘 오르기 시작했다는 어린시절 이야기입니다.

 

박영성의 아내인 홍경희가 먼저 오색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제가 그 뒤에 졸업했습니다. 나이가 박영석이 저보다 한 살 많지만, 사실 그와 친구가 된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1980720일경, 여름방학을 맞아 오색에 박영석이 왔습니다. 저도 여름휴가로 오색에 가 있었습니다. 고향에 갔으나 대부분 방학을 했어도 양양 읍내에서 자취를 하던 친구들은 보충수업을 받기 때문에 오색엔 주말에나 잠시 다녀간다고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또래라곤 경희와 저, 그리고 경희를 찾아 서울에서 놀러왔다는 경희 동생 승범이의 선배라며 인사를 나눈 박영석까지 셋이 어울렸습니다. 경희는 어렷을 적 정말 예뻤는데오색약수터 근처엔 또래 여자아이들이 다섯 명이 있는데 모두 시골 아이들같지 않게 예쁘장해서 귀여움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석이도 제게 학교에서 승범이를 만났는데 얘가 날 잘 따르더라고. 나도 걔가 그러니 편하게 지냈지. 그런데 승범이 자식이 누나가 있다는 말을 안 하는거야. 하루 승범이네 집에 놀러갔는데 형이랑 누나들이 있는데 정말 다들 잘 생겼더라고. 그런데 경희가 정말 예쁘더라. 진작에 승범이 자식이 지 누나가 있는데 정말 예쁘다고 해줬으면 얼마나 좋아라 할 정도로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만난 경희동생을 통해 경희를 본 순간 눈이 돌아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방학을 해 부모님이 계시는 강원도의 시골마을인 오색으로 난생처음 왔는데, 키도 작은 남자애가 경희랑 이름을 막 부르며 얘기를 하는 것도 미칠 노릇이었겠지요. 거기에 더해 사건이 하나 생겼습니다. 경희는 고등학교에 입학을 해서도 단발머리로 자르지 않고 머리를 등 뒤에 치렁하게 기르고 다녔습니다. 경희 아버지의 별호가 홍소령인데 소령으로 예편을 해서입니다. 당시 박정희 군사정권에서는 군인가족들은 학교에서도 어쩌지 못하기에 가능했지 싶습니다. 사건은, 하루는 아침에 일어난 경희를 머리를 감겨 마당에 내놓은 평상에 앉아 경희아버지가 말려주고 있을 때였습니다.

 

“경희아버지 이리 좀 와 봐요. 저걸 어떻게 해!”

 

경희 어머니가 경희아버지를 불렀을 때 딸의 머리를 말려주던 수건을 영석이가 아닌 제게 주며 덕수야 부탁한다고 하신 겁니다. 친하게 지내는 꼴도 정말 말은 못하고 미칠 노릇인데, 이젠 지한테 시키면 될 일을 다른 놈한테 시키는 걸 본 영석이는 아마도 속에 천불이 났을겁니다.

 

그날 오후 경희에게 말을 들었는지 "나이가 많다며? 어떻게 되는데?"라고 물었을 때, "사촌누나와 함께 입학하여 처음에 기록이 그렇게 되어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모두 그렇게 알았지만 사실 19642월에 태어났습니다."라고 하자 "그럼 친구하면 되겠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친구로 어울려 며칠 지냈을 때, 박영석이 어른들로부터 "덕수가 설악산은 잘 안다"는 말을 듣고 대청봉을 오르는 길을 물었습니다.

 

이틀인가 뒤, 경희네 집은 아침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영석이가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졌기에, 아침 식사를 하려던 경희 부모님과 경희까지 영석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결국 경희는 혹시 제게 놀러온 것이 아닌가 싶어 난생처음으로 저의 아버지가 사시던 집을 찾아왔습니다. 저는 몇일 휴가로 고향에 갔을 때인데, 아버지는 아침식사를 하고 나가셨고 저는 혼자 있었는데 불쑥 경희가 찾아와 "영석이 여기 안 왔어?"라고 물으니 황당했습니다. 그길로 저도 함께 영석이를 찾아다니다가 전날 영석이가 대청봉을 어떻게 가야 되는지 물었던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어른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지만, "여기 마을도 제대로 모르는 애가 무슨 재주로 대청봉을... 그것도 아침도 안 먹고 간다는 말이냐"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대청봉을 오르는 길목에서 하산하는 사람을 만나면 물어볼 생각으로 그린야드 호텔을 지나 대청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다다랐을 때 달려오는 영석이를 만났습니다. 예상대로 박영석은 난생처음 대청봉을 다녀왔습니다. 그 외에도 영석이와의 기억이 있지만, 지금까지 그 내용은 고인이 된 그에게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기에 하지 않았습니다.

남궁목분 가수의 새로운 앨범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필거야덕에 박영석의 어렷을 적 처음 산엘 다니기 시작한 사연 공개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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