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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막국수2

수육은 어디 가고, 막국수에 김가루는 왜? ▲ 1970년대엔 신작로라 부르던 비포장길은 낮이면 질척거렸고, 날이 저물면 서서히 얼어들어 다음날 아침엔 빙판길이 되곤 했습니다. 1974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는 개학을 이틀 앞둔 3월 2일 저녁이었습니다. 저녁밥을 먹고 난 뒤, 이웃 할머니 한 분이 놀러 오셨다가 아버지께 "정 씨, 아이들 데리고 막국수나 먹으러 갑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때는 이미 어두워진 뒤라 희미한 등잔불이 창가를 비추었고, 달빛이 살짝 스며들어 창밖에 달이 떠 있음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창문을 흘깃 보시더니 "영화 어머니, 지금 이 시간에 어디 문을 열었겠어요? 경자네도 사람이 많다면 모를까, 다섯 명으론 가마솥에 불을 안 땔 텐데…"라며 아쉬워하셨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 "정길네가 좀 적은 .. 2025. 2. 2.
옛 처녀 만나듯 만나는 메밀국수 ▲ 설을 목전에 두어야 겨울다운 모습을 만나게 되는 양양은 춘천이나 평창만큼 오래전부터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던 고장이다. 설을 목전에 두었으니 이제부터 이곳 양양지역은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입니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예전엔 겨울에야 본격적으로 즐기던 메밀국수(막국수)에 대해 얘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막국수의 주재료인 메밀에 대해 빠트릴 수는 없는 일이고, 메밀하면 가산 이효석(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196번지 출생, 1942년 5월 25일 평안남도 평양부 기림정(現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동) 자택에서 35세의 나이에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사망)의 메밀꽃 필 무렵(1936년 《조광(朝光)》지에 발표된 단편소설) 한 구절 정도는 음미하고 넘어가야겠지요.“달밤이었으나 어떻게.. 2025.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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