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죽1 소설 한계령 2 ‘어머니가 떠난 겨울’ 2.겨울은 유난히 길고 매서웠다. 어머니가 떠난 후 처음 맞이하는 겨울은 더욱더 추웠다. 바람이 문풍지를 흔들 때마다 집 안까지 서늘한 기운이 스며들었다.그해 겨울은 눈이 많이 내렸다. 아침이면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였고, 장작더미 위에도 눈이 쌓였다. 하지만 그 하얀 풍경과는 다르게 우리 집안은 점점 더 황량해져 갔다.어느 날, 아침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형이 아무 말 없이 밥을 내주지 않았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가만히 기다렸지만, 형은 끝내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밥상이 올라오긴 했으나 그릇에는 겨우 옥수수죽이 담겨 있었고, 살점 하나 없는 맑은 국물만이 허기를 채워주려 했다. 밀가루까지 다 떨어졌는지 덩어리진 반죽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속이 텅 비어가는 듯한 허전함이 가슴 깊숙이 밀려들었다.그.. 2025. 3. 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