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채봉1 냉이 한 줌으로 시작하는 봄 며칠 만에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따스한 봄볕이 살갗을 스치고, 공기 속엔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포근합니다. 겨울의 마지막 자락을 움켜쥐던 차가운 바람도 한결 가벼워지고, 양양의 하늘은 맑고 투명했습니다.자전거를 타고 거마천로를 달리며 바라본 설악산의 줄기엔 여전히 눈이 덮여 있었습니다. 화채봉이며 관모봉, 대청봉 할 것 없이 하얀 빛이 찬란하게 반짝였습니다. 그러나 산 아래 양양의 땅은 달랐습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햇살이 내려앉은 들녘엔 봄의 기운이 완연했습니다.페달을 밟으며 길을 따라 달리다가 문득 멈춰 섰습니다. 밭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 거뭇하게 보여, 자전거를 길가에 세우고 막 초록의 잎을 지면에 덮기 시작한 보리밭을 지나 걸어 들어갔습니.. 2025. 3. 1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