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1 소설 한계령 4 ‘할머니도 떠나신 설’ 4.저녁 식사를 마친 아버지는 건너 마을에 일이 있다고 나가셨다. 형과 나, 그리고 장수와 인자는 화롯불을 가운데 두고 할머니와 함께 둘러앉았다. 불꽃은 서서히 부옇게 재를 뒤집어쓰며 흔들렸고 할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부젓가락으로 화롯불을 다독이며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얼마나 지났을까. 부젓가락을 화로 한쪽에 꾹 눌러 꽂으시고 할머니는 형을 바라보며 물었다.“창연아, 니 엄마는 그 뒤로 여태 아무 연락도 없니?”그 말을 듣는 순간 가만히 할머니가 돋워놓은 화롯불이 내는 빛을 바라봤다. 가물거리며 숯은 또 다시 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장수와 인자도 아무 말 없이 불을 바라보고 있었고, 형도 대답 없이 손에 뻗어 부젓가락을 집더니 화롯불을 휘저을 뿐이었다.말하지 않았지만 속이 저릿했다. 엄마에 대한 .. 2025. 3. 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