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소고리1 겨울, 동치미와 잘 어우러지는 막국수 ▲ 메밀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랍니다. 감자와 옥수수를 거둔 한 여름 밭에 씨를 뿌리면 3달 정도만에 까맣게 알곡이 영급니다. 1970년대 강원도의 산촌 풍경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마음속 깊이 남아 있습니다. 봄에 심어놓은 감자를 캔 산비탈 밭이나 옥수수를 딴 밭에,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갈아엎은 뒤 메밀을 뿌리면 며칠 뒤 산밭엔 서서히 초록의 물결이 일기 시작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 9월부터 순백의 메밀꽃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곱게 피어났습니다. 변소가 마당을 가로질러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 산촌의 집에서 밤중에 변소를 가려고 나섰을 때 만난, 달빛을 받아 물결치는 산비탈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경이로웠습니다. 어머니가 즐겨 입으시던 엷은 옥색으로 물들인 무명 치마저고리가 기억에 .. 2025. 1. 3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