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좋은집

정성과 깊이가 가득한 음식이라면…

한사정덕수 2025. 2. 11.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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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의 기장 철마로 아홉산구지뽕상계탕 김영숙 선생님의 페이스북 프로필 위엔 오래전 사용하셨었을 가마솥 걸린 아궁이(한데부엌) 사진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춘立春 가만히 입에만 올려도 쫑긋 새싹이 땅을 비집고 싹을 내밀 듯 진정으로 봄의 초입이건만 이번 입춘은 호되게 춥습니다. 얼굴을 찢기라도 할 듯 사납게 달려드는 찬바람도 뜨거운 곰국에 갓 지은 고슬한 밥 생각하면 견딜 만합니다. 사람은 때때로 갯것이 그립기도 하다가, 불현 듯 싱그러운 숲 바람이 느껴지는 초록의 남새가 불현 듯 생각키도 합니다. 모두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nutrient)의 균형을 맞추려는 작용이라 봅니다.

 

탄수화물로만 건강을 유지할 수 없고, 고르게 섭취를 해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야 되는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부족한 쪽의 영양소를 간직한 대상을 기억하고 있다가 신호를 보내는 걸로 생각됩니다. 필연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하여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물질이 필요해서겠지요. 당질, 지질,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물로 나누어지는 몸과 생명을 가진 책임이고 숙명이겠습니다.

 

그러하기에 당질, 지질, 단백질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 되고 비타민, 무기질, 물 등은 신체의 조절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 인자로 작용하게 되겠지요. 이런 작동원리를 저는 다른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한 대신 기계를 만지는 과정에서 서서히 깨우쳤습니다. 사람들은 그러지요. “배고프다. 밥 먹고 하자고 말입니다. 기계도 마찬가지더군요. 연료가 떨어지면 일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대로 주저앉지요. 사람에게 밥으로 일컫는 음식이 기계에겐 그 기계에게 맞는 연료와 같습니다.

▲ 기계나 사람이나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아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영양소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서 우리 몸에서 각각 다른 기능을 하지만 영양소 각각은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상호 작용을 한다고 보는데요, 기계도 사람처럼 각각의 장치들에 맞춰 작용되는 물질들이 있습니다. 차에 필요한 영양소라 할 수 있는 물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연료와 물이 있어야 되며, 기계를 원활하게 작동시키기 위한 윤활유도 있어야 엔진이 작동하는데 사람처럼 이 또한 공기까지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해줘야 엔진은 부드럽게 작동됩니다. 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당질과 지질, 단백질에 해당되고,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까지 똑 같은 원리에 의해 에너지를 얻고 드디어 숨을 쉬며 움직이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딱 이 정도로 차가 운행되지는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심장이 뛴다고 이를 할 수는 없는 경우와 같더군요. 눈이 맑아야 되겠고, 관절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어야 되며, 두뇌에도 필요한 물질들이 있어야 드디어 사람은 생각하고 판단하며 결정을 하는 작용이 가능해집니다. 기계 또한 구동에 필요한 미션을 부드럽게 회전하도록 만들어주는 윤활유가 또 필요하고, 각 관절부위마다 제 각각의 그리스나 윤활유들이 공급되도록 해줘야 됩니다. 브레이크엔 브레이크 오일이 필요하고, 윈도 브러시에도 워셔액이 있어야 됩니다.

 

여기에 심장이 뛰게 전기적인 자극이 필요한데 사람이나 기계나 마찬가지로 알맞은 전기적 자극까지 필요하죠. 어떤가요? 기계가 고장 나는 원리와 사람이 병이 드는 원리도 그렇다면 같은 방식에 의해서라고 보이겠지요. 일시적인 원인은 사람이나 기계나 원인이 된 부분만 고치거나 보충을 해주는 걸로 해결됩니다. 사람에겐 의사와 약사, 요리사가 필요하듯, 기계에겐 기계를 고치고 부품을 공급하는 이들과 주유원이 되겠군요. 하지만 사람도 마찬가지로 기계처럼 수명이 다 되면 더 이상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는 기계가 사람보다 더 오래 사용 또는 보존이 가능하게는 할 수 있으니 부럽기도 합니다.

 

다만 기계처럼 관리를 잘 하면 최대한 건강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그러려면 필요한 영양소를 고르게 공급하여야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겠지요. 엔진오일이 부족하다거나, 연료가 부족하지 않도록 알맞은 시간에 교환을 해주고 보충시켜 주듯 말입니다. 몸이 난 지금 상큼한 채소가 먹고 싶다며 신호를 보내면 최소한 과일이라도 먹어야 되겠지요.

▲ 입춘 추위가 제법 길었어도 아홉산구지뽕상계탕의 사골곰탕으로 마음까지 따뜻하게 지냈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걷다 불쑥 곰국에 갓 지은 고슬한 밥 생각이 든 것도 사골곰탕이나 도가니탕, 갈비탕 등 쇠뼈로 오랜 시간 풀 고아서 끓여낸 뜨거운 국물이 간절한 시기라서 그렇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바로 지금 몸에 그 음식이 간직한 영양성분이 필요하다고 보내는 신호는 아닐까요. 더구나 저로서는 며칠 동안 멀리 부산에서 귀하게 보내주신 우골로 진하게 곤 사골곰국을 맛 본 뒤라서 어지간한 음식점 차림엔 마음이 가지 않습니다.

 

이제까진 설렁탕이나 도가니탕, 갈비탕, 사골곰탕은 물론이고 내장탕이며 양곰탕을 비교적 흡족하게 먹어왔습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큰 가마솥을 한데부엌에 걸어놓고 이틀 정도는 장작불 지펴가며 끓이기를 반복했을 그 진한 국물 맛이라니저는 사골 곰탕 을 하는데 아롱사태를 넣어 주고 있어요.”란 얘기를 듣고 소의 머리와 꼬리를 제외한 소의 모든 뼈, 갈비뼈, 엉치뼈, 잡뼈 모두 넣고 푹 고아요라 하셨어도 이 정도로 진하게 곤 곰국이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음식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가 특별나다고라 합니다. 그런데 이젠 우리의 입맛을 훌쩍 뛰어넘어 처음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외국인들도 한 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김치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료의 신선도인데요. 밭에서 거둬들인 무와 배추, 대파를 즉석에서 손질하고 소금에 절여 사용한 것과 그렇지 않은 차이는 정말 클 수밖에 없습니다. 간혹 이런 음식점 주인을 보게 됩니다. “아침엔 그렇게 비싸게 달라더니 저녁에 가니까 떨이라고 싸게 주더라고. 그래서 다 가져왔어라 하는 식당주인 말이죠. 그런 주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저는 다시는 찾지 않게 되더군요.

▲ 밭에서 방금 뽑지 않고는 불가능한 잎이 온전한 상태의 싱싱한 무를 사용하려면 가게 바로 옆에 밭이 있어야 되겠지요.

 

김치를 담그는 재료는 신선할 때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종일 바람을 맞은 채소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유통구조 탓에 밭에서 거둬들이고 길게는 3일 이상도 경과된 채소가 많습니다. 잘 관리를 해 이동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신선도는 그만큼 반감되기 마련입니다. 기왕 고객에게 낼 음식을 만들 생각이라면 시선한 재료를 사용함이 옳은 일입니다.

 

제가 직접 부산을 다녀오면 좋겠지만 지금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서 조용히 김영숙 선생님의 아홉산구지뽕상계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주변 지형과 입지조건부터 확인했습니다. 그렇다고 장사를 잘 될 좋은 자리를 선택했느냐 뭐 그런 걸 확인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저는 술의 향기가 좋으면 골목이 아무리 깊어도 찾아가기 마련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酒香不怕巷子深주향불파항자심이란 말을 신봉하거든요. 제가 주변 환경과 조건을 살핀 건 가까운 곳에 밭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직접 무와 배추, 대파 정도는 심어서 사용하면 정말 근사하겠지요.

 

,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곳저곳 살펴보며 지형도부터 로드뷰로 촬영된 자료까지 모두 어렵지 않게 구합니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밭에서 채소다듬기, 그것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았음이 분명한 사진까지 구했습니다. 한데부엌이야 장작귀신이 붙은 아궁이구조를 바꾸기 위해 이곳 양양까지 차를 운전해서도 찾아오시고, 버스로도 다녀가셨다고 하셨지만 페이스북엔 오래전 사용하셨던 가마솥이 걸린 아궁이 사진이 그대로 걸려있어도 모르실 정도로 직접 해내야 되는 일들이 음식점에 많다는 얘기입니다.

▲ 설악산과 지리산의 산악 로드뷰 제작을 위한 사진촬영을 2013년 10월 17일부터 11월 22일까지 해냈던 입장에서, 이런 사진 만드는 일이야 도로가 있고 건물까지 번연한 음식점 찾는 일은 손가락만 조금 움직이면 되지요.

 

김영숙 선생님께서 이 글을 보시면 아마도 그러시겠지요. 어떻게 오지 않고도 강원도에 앉아서 부산 기장의 시골마을 사정을 그렇게 알아내느냐고 말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습니다. 상호 하나만 알아도 위치와 주변 환경을 살피는 정도는 정말 쉬운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정말 음식이 맛있다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흔적을 남기니 별로 어려울 일 없습니다. 심지어 맛이 전혀 없는 음식점도, 그리고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해 손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도 몰라 쩔쩔매는 가게도 근사하게 포장하는 신묘한 재주들 지닌 사람도 많은데여기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눈과 감각만 있다면 어려운 일 아니지요.

▲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으로 검색해봐야 이렇게 한데부엌에 땔 장작을 가려놓은 건 찾을 수 없습니다. 제가 직접 발로 움직이고 몸을 움직여 장작을 만들어 내거나 사진을 촬영해야되지요.

▲ 음식점을 찾아가면 지갑만 필요하지요. 음식점 주인이나 직원이 해야 하는 설거지도 집에서 먹으면 직접 해야되는군요.

세제를 사용해 수세미로 깨긋하게 세적해 물에 헹구면 설거지가 끝난 줄 아는 분들 많습니다. 깨끗한 마른 행주로 말기를 모두 닦아줘야 식기에 얼룩이 안 생깁니다. 더구나 유기와 스테인리스라면 도기보다 더 확실하게 물기를 닦아줘야 됩니다.

 

다만 그 주인의 성품이 어떠하냐를 본다는 건 찾아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리어 거짓으로 꾸며 응대하게 되면 장황한 거짓말이나 늘어놓게 됩니다. 불 하나를 다루더라도 진정성이 있는 이의 손길이 다릅니다. 하물며 맛과 영양을 살리고 지켜야할 음식임에야. 저는 이미 맛을 보시라고 보내드리겠습니다라 하시곤 곧장 보내주신 불과, , 가마솥과 정성이 좋은 재료에서 우려낸 사골곰탕은 물론이고 물도 섞지 않으신 손수 빚은 제대로 누룩향이 그윽하게 간직된 잘 익은 막걸리까지 앉아서 융숭하게 대접을 받았습니다.

 

, “불과, , 가마솥과 정성이 좋은 재료에서 우려낸 사골곰탕은 물론이고 물도 섞지 않으신 손수 빚은 제대로 누룩향이 그윽하게 간직된 잘 익은 막걸리까지 앉아서 융숭하게 대접을 받았습니다.”란 인사는 아홉산구지뽕상계탕에서 이쑤시개 하나 집어 들고 신발을 꿰며 해야 제대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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