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좋은집/자연의향기

「산골촌놈의 산야초 요리」 3탄 ‘달래 감자전’

한사정덕수 2025. 2. 7. 06:35
반응형

제대로 누룩향이 그윽하게 간직된 잘 익은 막걸리를 선물 받았습니다. 물을 타지 않은 상태의 이 막걸린 부산에 계시는 김영숙 선생님께서 제가 쓴 글<질문 있습니다. 설렁탕에 깍두기국물과 계란은 왜 넣을까요>를 보시고 댓글을 주시며 나누던 이야기 끝에 설렁탕과, 사골곰탕, 소머리국밥에 대한 내용으로 전개되다가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 감자전을 이렇게 차돌박이와 함께 구어 준비하면 아이들 간식이나 술안주로 잘 어울립니다.

 

사골곰탕, 전국에서 이만한 사골 곰탕 없다고 자부 합니다. 무지하게 큰 가마솥에서 참나무 한 번 넣으면 한, 두 시간 이상씩 지피며 3~4일 불을 땝니다.
화덕이 나무 잡아먹는 귀신을 막으려고 양양에 있는 구들연구소까지 가서 구들을 배우고… 직접 여동생과 만들어서요. 연기가 역류 하지 않는 화덕, 불문을 닫아 놓으니 사람들이 가스불로 착각 하는 이들도 있고… 사골 곰탕 판다고 간판 걸어야겠어요. 앞집에는 줄을 서는데… 소머리국밥도 있고.
차마 간판을 못 걸었는데… 상도의 가 아닌 것 같아서요.
한우 곰국으로 할까? 늘 망설여… 지금까지 어떻게 알리나?
광고문구, 광고판 어떻게 하나? 늘 숙제였습니다.
사골곰탕의 정의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화덕으로 표현하신 아궁이는 잘못 조성해 놓게 되면 나무 잡아먹는 귀신이 됩니다. 하루 온종일 불을 땐다면 장작 열 짐도 너끈하게 태워 없앱니다. 그러나 구조를 제대로 잡아 조성한 아궁이는 24시간 불을 때더라도 장작 몇 아름이면 충분합니다. 중간 중간 잉걸불이 사그라지기 전에 장작을 넣어주면 아궁이를 닫아두어도 약간의 공기만 유입되면 불을 꺼트리지 않고 가마솥에선 뼈를 고을 수 있습니다.

▲ 부산에 사시는 김영숙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골곰탕과 손수 빚으신 막걸리입니다.

 

그런 아궁이를 조성해 소 한 마리에서 머리와 꼬리를 제외한 모든 뼈를 한꺼번에 고을 커다란 가마솥을 걸기 위해 부산에서 양양까지 다녀가셨다는 분이십니다. 대화 끝에 맛보시라고 보내 드리겠습니다라 하셨어도 큰 기대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당장이야 쉽게 약속하지만 바쁘게 지내다보면 잃어버리기 일쑤인 세상을 살아가기에 잊으셨더라도 전혀 섭섭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오늘은 선물을 받을지 몰라서 미리 먹을 국이며 반찬이 충분한지라 보내주신 사골곰탕은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보내신 막걸리(처음엔 냉동시키신 사골곰탕과 고기를 포장하시며 물을 얼려 넣으신 병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생수병이 아닌 파란색의 용기가 의문이라 뚜껑을 열어서 막걸리인 줄 알게 되었습니다.)는 당장 작은 잔에 따라 맛을 보았습니다.

 

요즘 시중에 시판되는 막걸리는 예외 없이 달기만 합니다. 거기에 누룩 향은 없습니다. 탄산은 탄산음료도 아닌데 많은 막걸리들이 사용하기에 차별성도 못 느낍니다. 자연히 곰취막걸리나 더덕막걸리, 메밀막걸리를 선택하는데 그나마 이 막걸리들이 덜 달고 약간의 누룩 맛을 느낄 수 있어서입니다.

 

1980년대엔 포천에 가면 이동막걸리를 몇 통씩 구입했고, 심지어 막걸리 때문에 주말을 기다려 국망봉, 신로봉, 견치봉, 깡씨봉 등 포천 일대의 산들을 기웃거렸습니다.

 

지평막걸리와 한길주도 참 많이 즐겼고, 서울에선 허름한 구멍가게 좌판에서 장수막걸리도 많이 비웠습니다. 그렇게 즐기던 막걸리를 최근엔 선 듯 택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처음처럼 주세요라 합니다. 단맛이 싫어서인데요즘 음식점들은 반찬도 단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김치는 물론이고 장아찌까지 달기에 의문이었는데, 식자재마트에서 구입하는 장아찌들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발길을 끊은 곳도 여러 곳입니다.

▲ 김영숙 선생님으로부터 제대로 누룩향이 그윽하게 간직된 잘 익은 막걸리를 선물 받았습니다 .

 

그런 제 입맛을 알기라도 하시는 듯 제대로 누룩향이 그윽하게 간직된 잘 익은 막걸리를 선물하신 김영숙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함께 보내주신 사골곰탕 모래나 맛을 보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이 막걸리만으로도 충분히 얼마나 정성껏 곤 사골곰탕일지 알 수 있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 소머리와 꼬리를 제외한 뼈를 모두 넣고, 거기에 오랜 시간 고우시고 아롱사태까지 삶아 곁들여 내시는 정성이 어찌 맛에 담기지 않았겠는 지요. 그러지도 않는 앞집에 줄 서는 손님을 보시며 상도의가 아니란 마음에 간판도 못 거시는 분께서 정성껏 고우셨을 사골곰탕 틀림없이 깊고 융숭한 맛이라 믿습니다.

 

오랜만에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감자전 하나 만드는 방법 소개하겠습니다. 다음 단계를 따라하시면 늦은 밤 잠 못 이룰 때 술 한 잔 하시며 근사한 안주도 되고, 아이들 간식으로도 영양의 균형까지 갖춘 감자전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재료 준비

감자 2

달래(달래를 대신하여 양파를 사용해도 됩니다. 매콤한 거 즐기시면 청양고추 2개 정도)

전분가루 2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차돌박이 100g

고추장

대파 흰부분 1개

 

감자 채썰기

감자를 껍질을 벗기고 얇게 채썰어주세요.

달래는 길이 5㎝로 썰 어줍니다.( 양파도 얇게 채 썰면 되고, 청양고추는 어슷썰기를 하시면 됩니다.)

대파는 가른 뒤 얇게 채 썰어 물에 담가주세요.

 

반죽 만들기

채썬 감자와 양파(달래나 청양고추)를 큰 볼에 넣고 섞어주세요.

전분가루와 소금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팬에 부치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간 불로 예열합니다.

감자 반죽을 한 수저씩 떠서 팬에 올려 살짝 눌러 모양을 잡으며 펴줍니다.

중간 불에서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주세요 (각각 약 3분 정도).

차돌박이를 구어주세요.
차돌박이를 구운 기름에 고추장을 살짝 볶아주세요.

완성된 감자전을 접시에 올리고 차돌박이를 감자전 위에 하나씩 올리고 볶은 고추장을 알맞게 차돌박이 위에 올려주시고 물기를 뺀 채 썬 대파를 위에 올리면 됩니다.

▲ 김영숙 선생님으로부터 선물받은 막걸리에도 잘 어울리는 감자전입니다 .

 

감자전에 어울리는 간장소스는 간장 2 : 1 : 식초나 레몬즙 1의 비율로 섞고, 채 썬 파와 채 썬 청양고추를 섞어 주시고 기호에 따라 약간의 설탕이나 고춧가루를 넣어 섞어주시면 됩니다.

 

환갑도 넘긴 산골촌놈이 별걸 다 한다고 흉은 보지마시고요. 때때로 감자전을 접시에 담기 전 파마산 치즈를 위에 올리고 프라이팬에 치즈가 살짝 녹을 정도로 한 번 구어주기도 합니다. 아마도 아이들도 이렇게 구운 감자전은 강판에 갈아 부쳐낸 감자전은 안 먹어도 호기심을 느끼고 달려들 겁니다.

반응형